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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문/화/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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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4-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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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마주르카 포고

4월25~28일 서울 LG아트센터(02-2005-0114)

독일의 안무가 피나 바우슈(63)는 연극과 무용의 ‘화학적 결합’을 이룬 ‘탄츠테아터’(Tanztheater)를 창조한 세계적 무용가다. 상상력 넘치는 무대, 대화를 춤에 끌어들여 무용을 더 극적인 표현양식으로 혁신시켰다. 1973년 독일의 소도시 ‘부퍼탈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부퍼탈 탄츠테아터’로 이름을 바꾼 뒤 뛰어난 예술성과 아이디어로 이름 없던 시립무용단을 세계적인 명성의 무용단으로 도약시켰다.

2년 전 <카네이션>을 선보인 피나 바우슈가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배경으로 삶의 강렬함을 노래하는 <마주르카 포고>로 다시 한국에 온다. ‘불타는 마주르카’라는 뜻의 <마주르카 포고>는 1998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세계박람회를 맞아 제작된 작품. 피나 바우슈는 무용단과 함께 몇주 동안 포르투갈의 곳곳을 방문하며 전설적인 파두 가수 아멜리아 로드리게스 등을 만났다. 피나 바우슈는 이런 사실적 경험과 환상을 버무려 격정적이고 낭만적인 몸짓으로 삶의 긍정성을 표현하는 <마주르카 포고>를 만들었다. 피나 바우슈는 거대한 바위 절벽을 무대 앞에 펼쳐놓고, 전면 벽에는 열대의 풍광을 투사해 따뜻하고 감미로운 남국의 느낌을 표현한다. 여기에 서정적 파두와 재즈, 흥겨운 탱고와 삼바, 브라질 왈츠를 흘려놓아 사랑·낭만·희망을 표현한다. 특히 이 작품은 식물인간이 된 발레리나와 여자 투우사를 돌보는 두 남자 이야기를 담은 <그녀에게>(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엔딩장면에 삽입돼 더욱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가디언>은 “고뇌에 지친 관객들과 무용수들을 위한 피나 바우슈의 선물이다. 암울함을 찾아보기 힘든 장밋빛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번 무대엔 우리나라 무용수 김나영이 15개국에 이르는 다양한 국적을 지닌 30여명의 무용단원들과 함께 개성 있는 몸짓을 보여준다. <팔레르모, 팔레르모>(이탈리아 팔레르모·1989년)를 시작으로 <비극>(오스트리아 빈·1991년), <유리 청소부>(홍콩·1997년), <아쿠아>(브라질 브라질리아·2001년) 등 세계 도시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온 피나 바우슈는 2005년엔 한국을 소재로 한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영상전/ 밀키 엘리펀트&플렉스

4월27일까지 서울 지하철3호선 충무로 활력연구소(02-2263-0056)

영화 뮤직비디오 비디오아트 광고 이 모든 장르를 뭉뚱그리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절묘하게 뒤섞는 자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그룹 ‘밀키 엘리펀트’는 백은하·멈블보이·칼 세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영화·일러스트·애니메이션·플래시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백은하는, 아름답고 따뜻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다리 없는 소녀’가 바다와 하늘을 떠도는 서정적인 작품을 보여준다. 멈블보이는, 기계적 이미지가 되풀이되는 멈블보이의 플래시 애니를, 칼은 오믈렛 머리를 가진 사람, 귀를 먹는 토끼 등 엉뚱한 캐릭터가 튀어나오는 재기발랄한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그래픽과 비디오·사운드를 섞어 다양한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시키는 ‘플렉스’는 현대 소비사회를 냉소적으로 조롱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특히 어린 소녀들을 위한 성형수술 도구 세트를 선전하는 광고 <뷰티 키트>는 깔끔한 컬러와 엽기적 스토리를 겹쳐 흥미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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