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동양에서는 맥을 짚어보고 병을 알아내는 지혜가 전해내려온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눈만 들여다보고도 온갖 병을 다 찾아낸다는 신기한 진단법이 성행하고 있다. 홍채진단법이 그것이다. 1세기 전부터 시작된 홍채요법은 홍채를 관찰해 진단하고 치료까지 한다. 이미 서양의학에서 눈을 관찰해 고혈압·당뇨병·뇌졸중·폐결핵과 세균성 심장 내막염 등을 진단하는 방법이 널리 행해지고 있다. 19세기 후반에 헝가리 의사 폰 펙슬리가 창시한 홍채진단법은 더 폭넓게 쓰인다. 홍채를 들여다보면 마치 TV 화면을 보듯 온갖 병이 환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폰 펙슬리는 12살 때, 울창한 숲속을 거닐던 중 갑자기 커다란 올빼미 한 마리에게 공격당한 경험이 있다. 이때 올빼미 눈의 색깔이 바뀌는 것을 확인하고 의사가 돼 눈의 색깔과 질병과의 관계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눈의 홍채는 신체의 내장기관을 반영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눈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복잡한 차트로 만들어 1881년에 새로운 진단법으로 정립했다.
요즘 가장 각광받는 홍채 전문가는 버나드 젠센이라는 의사다. 그는 신체 내부와 눈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홍채 차트를 개정한 인물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눈은 홍채 색소에 있는 신경말초로 인해 스트레스와 염증에 잘 반응한다. 홍채에 잘 나타나는 병과 증세에는 신체구조의 결함, 화학적 불균형, 중독증, 선천성 허약증, 심신의 긴장상태, 내분비질환 등이 포함된다. 왼쪽 홍채는 몸의 왼쪽을 나타내고, 오른쪽 홍채는 몸의 오른쪽을 나타낸다. 홍채의 12시 부위는 머리, 6시 부위는 다리, 2시 부위는 갑상선, 8시 부위는 간장 등을 나타내는 식이다. 만일 간에 문제가 있다면 8시 부위에 홍채의 색깔이 변한다. 급성일 경우는 색깔이 연하게 변하고 만성일 경우는 진하게 변한다.
홍채 진단학의 가장 큰 장점은 전신의 상태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체에 기기를 넣거나 진단 시약을 쓰지 않고도 간단하게 몸의 상태를 알 수 있다. 홍채에 관심만 기울이면 병이 생기기 전에 몸 상태를 예측해서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많은 수의 사람을 짧은 시간에 검사할 수 있기에 공중보건에 응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홍채진단 전문가는 유럽에서 약 1만명이, 미국에선 1천여명 정도가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는 일부 전문가들이 홍채진단법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