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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이듦의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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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3-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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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장기가 끝나는 24살께부터 생리적으로 퇴화과정이 서서히 시작되며, 기능적으로는 35~40살부터 노쇠화 현상이 진행된다. 나이가 들어가면 피하지방이 감소하고 땀샘이 위축된다. 이로 인해 주름이 점점 늘고 피부건조로 가려움을 느껴 긁어주는 것을 좋아하게 된다. 눈은 책이나 신문을 점점 먼 거리에서 보게 되는 원시안으로 바뀐다. 눈의 렌즈도 흐려지고, 동공이 작아진다. 젊었을 때는 앞을 바라봐도 좌우 양쪽이 넓게 보인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차가 분주히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청각은 높은 주파수 소리에 특히 둔해진다. 높은 주파수인 할머니의 잔소리를 싫어하는 할아버지들에겐 도움이 되는 난청이다. 또 일반적으로 큰 소리에 대한 반응이 예민해져 젊은이들의 큰 음악소리를 몹시 싫어하게 된다. 떠드는 손자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냄새 맡는 후각의 감성도 미각도 다 떨어지기 때문에 그전에 맛이 있던 음식이 요새는 맛이 없다고 느껴진다. 기관지 섬모는 폐 안의 점액이나 분비물을 바깥으로 몰아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져 기관지의 가래가 끓어 늘 콜록콜록 한다.

또 폐의 산소 확산작용이 떨어져 쉽게 숨이 차게 된다. 추운 곳에서는 저온증이, 땡볕에서는 일사병이 쉽게 생기는 것은 동맥의 벽이 굳어지고 심혈관 계통이 주위환경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침샘 기능이 떨어져 쉽게 침이 마르고, 위산 분비가 떨어져 소화장애가 오기도 한다. 칼슘 흡수 기능이 저하돼 골다공증이 잘 생기며, 대장 연하운동이 떨어져 변비가 쉽게 생긴다. 남녀 모두 성적 반응이 느려지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는 질강 점막이 위축되고 점액 분비량이 감소되며, 남성의 경우에는 전립선이 비대해져 소변이 빨리 나오지 않고 계속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느낀다.

뇌의 크기와 무게가 줄어들어 손발 놀림이 둔해지고, 균형을 잘 못 잡으며, 옆에 물건을 건드려 넘어뜨리는 실수를 자주 한다. 숙면을 위해 필요한 꿈잠이 부족해 낮에 틈만 나면 존다. 뼈의 질량이 줄어들어 뼈도 가늘어지고 키도 작아진다. 그 밖에도 내분비계통이나 면역계통의 기능이 약화돼 전신의 기운도 약화되고 병에 대한 방어력도 떨어지며, 일단 병에 걸리면 회복이 느려진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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