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우리 몸에는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자연치유력이 내재되어 있다. 우리 몸에서 탈이 나면 저절로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주위 환경과 대자연은 자연치유력에 도움을 주거나 제동을 가한다.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내 스스로 액셀러레이터를 밟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격이다. 자연치유력의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른바 ‘불건강’상태가 된다. 건강하지는 않지만 아직 병이 아닌 상태다. 이 수준을 지키지 못해 질병의 상태로 옮겨가면 환자가 된다.
논어에는 ‘군자구제기 소인구제인’(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이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잘못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그것을 남에게서 찾는다는 뜻이다. 사람이 문제점을 보는 시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과오를 타(他)에서 찾는 태도와 자(自)에서 찾는 태도다. 서양의학에서는 건강한 ‘나’ 속으로 해로운 ‘남’이 쳐들어온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서양의학에서는 들어오는 ‘타’를 막는 방법(차단술)과, 이미 들어온 것을 죽이는 방법(항생제)과, 잘라내는 방법(수술)이 발달되어 있다. 나에게 해로운 것이 들어올 때 이를 막아내는 것이 면역이다. 한의학에서는 과오(질병의 원인)를 ‘나’ 속에서 찾기에 스스로의 힘을 키운다. 나를 보한다는 여러 보약을 선호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최근 대체의학의 등장으로 온 세계 의학계가 술렁이고 쑥덕거린다. 대체의학의 붐은 기존의학이 불건강을 효율적으로 다스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체의학 안에는 묵은 보약, 새로운 보약이 무수히 들어 있다. 무조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많다. 보약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 것이지 원래 건강한 사람을 슈퍼맨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약물이든 비정상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반응하는 것이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잘 반응하지 않는다.
어딘가 좀 부족한 데가 있는 사람들, 즉 불건강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가장 좋은 보약이다. 그것은 물 한잔이 될 수도 있고, 밥 한술이 될 수도 있고, 한 10분 정도의 낮잠일 수도 있다. 고가의 희귀한 약초를 먹어야 보약이 되는 것이 아니다. 보약효과도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고 면역 촉진반응도 우리 몸 안에서 생긴다. 이러한 좋은 일들이 생겨날 수 있는 비결이 평범한 우리 생활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