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만들기
밥 조금씩 남기는 ‘안전 다이어트’…감기기운 있으면 반신욕 즐겨
새벽 4시 30분, 알람소리가 조용한 우리집 여기저기를 헤집어놓는다. 1분 간격으로 울리는 알람소리와 방송사에서 걸어주는 모닝콜을 받기 위해 용수철처럼 잠자리에서 뛰어나온다. 아침뉴스를 맡고 나서 난 날마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우아한 모닝커피도 5분만이라도 더 자고 싶은 여유도 뉴스가 끝날 때까지 양보해야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새벽 별 보기 운동을 한동안 하고 있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눈엔 대단해보이나 보다.
어떤 한의사는 해가 뜨기 전에 사람이 활동하는 것은 음양오행으로 볼 때 몸에 아주 좋지 않다고 했는데, 몇년 전까지만 해도 비염에 피부병에 감기를 달고 살아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요사이 예전과 다르게 몸이 가뿐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과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안분지족(安分知足), 내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아는 것. 이것이 내 생활신조다. 모든 고민은 욕심에서 오고, 욕심은 화를 부르고 건강까지 해치게 한다. 욕심이 내 마음을 갉아먹고 신체 어딘가를 고장낸다고 생각하면 억울한 일도, 참을 수 없는 일도 다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보고 악착같이 살아야 발전이 있다지만 비교 대상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요즘 세태를 외모 지상주의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방송을 하다 보니 나 역시 외모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몸무게가 100g만 늘어도 화면에는 1kg의 효과를 낸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쉽게 “아기 낳고 나서 살이 많이 쪘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 말은 ‘아나운서가 몸관리도 하지 않나’란 느낌으로 날아든다. 이른바 다이어트라는 것을 나도 한다. 밥 먹을 때 조금씩 남기는 것이다. 어른들은 이 방법을 싫어할지 모르지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지방분해한다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것보다, 황제 다이어트, 포도 다이어트로 음식을 쳐다보기 싫을 정도의 지독한 방법보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전하다. 특히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자신의 밥을 먹고 아이가 남긴 밥까지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다 군살이라고 생각하면 들었던 수저를 다시 놓게 된다. 최근엔 천천히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런 생활습관도 지키고 있다.
차가운 새벽공기에 자주 노출되어선지 유난히 감기치레가 잦은 편이다. 더구나 목감기가 걸리는 것은 아나운서로서 직무유기에 해당하므로 감기 기가 조금이라도 있을라치면 그날은 중요한 모임이 있더라도 집으로 가서 반신욕을 한다. 한 20분 정도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으슬으슬하던 기운이 싹 없어진다. 또 피부도 매끄러워지고 기분도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노력에도 몸이 천근만근일 때 나만의 만병통치약이 있다. 우리 아기 윤서의 향기와 활짝 웃는 웃음이 바로 그것. 최영아/ SBS 아나운서

하지만 이런 모든 노력에도 몸이 천근만근일 때 나만의 만병통치약이 있다. 우리 아기 윤서의 향기와 활짝 웃는 웃음이 바로 그것. 최영아/ SBS 아나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