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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건강상태를 확인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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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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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들기

일러스트레이션/방기황
정기적 검진은 건강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종합검진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어떤 건강검진도 한 사람의 현재 건강상태를 완벽하게 반영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합검진을 통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질환들은 비만·고지혈증·지방간·위염 등의 순이다. 건강검진 결과 ‘이상 없음’으로 나왔더라도 안심은 역시 금물이다. 일단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정기검진만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각종 질환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일률적 종합검진보다 맞춤검진을 권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가족 가운데 병력이 있거나 본인의 병력이 있는 경우나 자각증세가 있는 부분은 따로 정밀검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혈압·당뇨·뇌졸중과 각종 암 등 성인병은 유전적 요인이 크다. 가족 가운데 이들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1년에 1~2회 검진을 받아야 한다. 35살 이상의 간염보균자는 6개월마다 한번씩 초음파 검사를 받아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의 진행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가운데 35~40살은 연 1회, 40살 이상은 연 2회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전쟁터에서는 적을 알고 또한 나를 알아야 승리할 수 있다. 건강관리에서도 내가 놓여 있는 주위 여건을 잘 알고 나 자신도 잘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 장년은 일생에서 가장 욕심 많고, 성취욕이 강하고, 스트레스받기 쉽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고, 비만증에 걸리기 쉬운 시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장년은 ‘과로사 예비군’이라는 별명에 유의해야 한다.

한 중년신사가 병원에 와서 “지난 몇해 동안 술을 너무 마셨더니 간에 자신이 없어 왔다. 그러니 종합검사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며칠 뒤 다시 찾아온 그에게 “모든 검사 소견이 정상이다”라고 했더니 그는 신이 나서 “오늘은 마음놓고 실컷 마셔야겠다”는 것이 아닌가.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되는데도 말이다. 할 것은 하지 않고, 해선 안 되는 것은 하고, 할 것을 하긴 하는데 제대로 안 하는 것이 탈이다. 유비무환이다. 미리 대비하면 질환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배에 지방을 축적할 것이 아니라 건강을 비축해야 한다는 점을 늘 명심하며 살아야 한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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