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량 저절로 줄어 다이어트 효과 만끽… 테니스·등산에서 골프까지 두루두루
지금 나의 모습을 보고 육상선수를 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40년 전의 일이지만 중학교 때 100m, 200m 단거리선수를 했다. 당시 100m 기록이 12초였는데, 중학생으로 비공식기록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선수생활을 그만뒀지만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신장 때문에 불리한 농구를 제외하고는 축구·야구·탁구 등 모든 운동을 좋아했다.
국회 들어와서는 테니스와 등산을 많이 했다. 나는 테니스 예찬론자다. 자동차 뒤에 운동화와 라켓만 넣고 다니면 어디서나 손쉽게 칠 수 있다. 돈도 들지 않고 재미있다. 그 이상 좋은 운동이 없을 듯싶다. 원래 골프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시간 낭비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 전부터 나도 골프를 하고 있다. 테니스를 치려 해도 같이 칠 사람이 없다. 4명 정도 짝이 맞아야 하는데 동료·선후배들이 다 골프장으로 가버리니까 혼자 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나도 골프장으로 나섰다. 한달에 2번 정도 골프장을 찾는다. 등산도 한달에 1~2번 정도는 한다. 운동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나 내 건강관리의 요체는 운동보다는 식생활을 잘 조절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를 통해 체중을 유지한다. 한때 살이 많이 찐 적이 있었다. 아마 1995년이었을 것이다. 키가 164cm인데 몸무게가 76kg까지 나갔다. 체중 때문에 고민하던 나는 김정길 전 장관이 과일 다이어트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과일 다이어트를 원용해 채소 다이어트를 내가 직접 개발했다. 식사에 앞서 채소를 2접시 정도 먼저 먹는다. 그리고 식사는 굳이 가리지 않았다. 채소를 많이 먹으니 밥을 아무리 먹어도 절반은 채소로 채워진다.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어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달 만에 10kg을 뺐다. 처음 2달 집중적으로 한 뒤 1년 정도 채소 다이어트를 꾸준히 계속했다. 그러면서 술도 완전히 끊었다. 그 전까지는 술을 많이 마셨다. 정치를 하다 보니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했고, 자연스럽게 술자리도 많았다. 채소 다이어트는 여러 면에서 나의 건강을 돌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다이어트 뒤에 몇 차례 굴곡이 있었지만 그때 체중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담배는 끊지 못했다. 1년에 5~6차례 담배를 끊지만 기껏해야 1주일에서 1달밖에 못 간다. 솔직히 담배와 관련해서는 대책이 없다. 그래도 나름대로 위안은 있다. 기계도 몇달 돌리면 며칠 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비록 완전히 끊지는 못하더라도 1년에 5~6차례 피우는 것을 잠시 중단하니 어느 정도 몸관리가 되지 않나 싶다. 여러 번 작심하고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그 정도 안 피우는 게 어디인가?
이철/ 전 국회의원

이철/ 전 국회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