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경연미
-이야기 둘- 1년 전 이맘때 돈벌이를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광주로 이사나간 그가 오랜만에 영광에 발걸음을 했다. 다급히 안부 나누고 나니 그의 1년 도시살이도 만만찮아 보인다. 7년이나 혼자 살았어도 아직 변변한 직장 못 구하고 더구나 도시로 나가니 더욱 막막했다는 그는 아들까지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자퇴시키며 1년을 애타게 살았다. 이제사 도시 한 귀퉁이에 아들도 마음 끌른 것 같다며 한시름 놓은 눈치다. “도시 살기 얼마나 각다분혀(힘들어)! 힘들면 내려와”라고 대책 없는 말을 꺼내보지만 “이제 아이도 맘잡았는데 다시 시작하라고” 고개를 내젓는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챘을 땐 이미 살림차리고 아이까지 있어 끝낸 결혼생활인데 전남편은 아이와 아무 관계도 아닌 듯 양육은 고스란히 그의 몫이다. “이제 아들도 속들을 나이니까 자기 인생이나 좀 챙겨”라며 나무라도 엄마의 안타까운 사랑은 끝없어 보인다. 지난 한해 동안 떠나보낸 알토란 같은 그들이다. 혼자 된 여성이 아이들과 시골마을에서 버텨내기란 쉽지 않다. 10쌍에 4쌍이 하는 이혼….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여성들에게 아직도 시골인심은 각박한 듯하다. 오해와 편견은 견딘다 해도 이들이 살아낼 수 있는 경제적 터전이 전혀 없다. 물론 도시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혼자 아이들 키우며 살아야 하는 사정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들의 이야기가 더 애틋해진다. 이태옥 ㅣ 영광 여성의전화 사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