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판타지의 귀재
등록 : 2000-10-04 00:00 수정 :
<잉칼:존 디풀의 모험>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뫼비우스(1938∼)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팔방미인 예술가로 손꼽힌다. 만화가이면서도 영화와 디자인에도 활발히 참여했고 광고까지 만들었던 전방위작가다.
뫼비우스의 본명은 장 지로로, 지르란 이름과 뫼비우스란 두개의 필명을 번갈아 쓰며 작품을 내놨다. 데뷔초기에는 사실적인 서부극 만화 <블루베리>로 주목받았고, 뫼비우스란 이름을 쓴 뒤에는 화려한 색깔이 시각을 자극하는 판터지물을 꾸준히 그려왔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치며 독특한 만화세계를 구축해 밀로 마나라, 미셸 루즈 등 많은 후배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유럽만화계 최고의 스타로 손꼽힌다.
뫼비우스는 특히 지난 75년 직접 만화출판사를 만드는 한편 실험성 강한 SF만화잡지 <메탈 위를랑>을 창간해 만화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 <메탈 위를랑>은 영어판 <헤비메탈>로 미국에 건너가면서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 이제는 세계만화계에서 가장 주요한 만화잡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뫼비우스의 이름이 유명해진 것은 만화 못잖게 다른 장르에서 거둔 활동 덕분이기도 하다. 화려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녀 뫼비우스는 많은 영화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77년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에서 의상디자인을 담당했고, <잉칼:존 디풀의…> 스토리작가인 영화감독 조도로프스키의 미완성 영화 <듄>의 스토리보드를 만들기도 했다. 영화뿐만이 아니라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음반 재킷을 디자인하기도 했고, 프랑스의 유명 시사주간지인 <렉스프레스>의 표지를 그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주요 은행과 그린피스, 맥스웰하우스 커피 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의 미술디자인을 맡았던 것도 뫼비우스였고, 파리 근교에 세워진 유로디즈니랜드 디자인 컨셉에도 참여하는 등 그의 활동분야는 시각이미지와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