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주위 환경과 자연이 우리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들 가운데는 기압·온도·습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은 ‘춥다’, ‘건조하다’, ‘밤이 길다’ 등의 특징이 있다. 그러니까 겨울철 건강관리는 추움과 건조함과 긴 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찬 온도에 닿으면 근육과 혈관은 수축되고, 혈압은 올라간다. 문제는 심장혈관과 뇌혈관의 경우 혈관 구멍의 75% 정도가 막힐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자기 건강을 과신해 갑자기 찬바람을 쐬며 눈을 치우거나 무거운 짐을 들면 심장마비나 중풍을 일으키게 된다. 혈관이 반사적으로 수축하거나 출혈이 되기 때문이다.
부득이하게 찬바람을 피할 수 없으면 미리 약간의 준비운동을 한 뒤 방한모와 마스크, 두꺼운 외투 등을 챙겨야 한다. 겨울철에 입 마스크를 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좋다. 얼굴의 온도를 보호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기관지에 들어가는 찬공기를 적당히 데워주고, 폐로 들어가는 공기의 습도를 미리 조절해준다. 게다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감기 걸린 사람으로부터 오는 병균을 막아주기도 하며, 자신의 감기를 남에게 옮기는 것도 막아주는 구실을 한다. 미끄러운 겨울철에는 넘어져 골절이 된 환자들이 부쩍 늘어난다. 춥다고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녀서는 절대 안 된다. 반드시 장갑을 끼고 두 손은 내놓은 채 걸어다녀야 한다.
호흡할 때 들이쉬는 공기가 너무 건조하면 기관지 안의 솜털 기능이 떨어진다. 이때 오물과 병균을 효율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기에 감기나 기관지염, 폐렴 등에 걸리기 쉽다. 만일 담배를 피우면 솜털의 기능이 거의 8배나 더 떨어진다. 공기가 건조할 때 발생하는 정전기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몸에 해로울 수 있다. 적당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면 정전기 농도를 줄일 수 있다. 당연히 가습기를 쓰는 게 좋다. 건조한 공기는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건조한 피부는 가려움증과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에는 피부 건조를 막는 크림을 적당히 발라준다. 뜨거운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자주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긴 밤은 충분한 수면으로 대응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을 삼가고 독서와 같은 차분한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의 일부처럼 날마다 하던 운동은 겨울에 계속해도 괜찮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실내운동이 바람직하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