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진미 앞에서도 포만감은 싫어… 수영·러닝머신 등으로 운동 생활화
지금까지 나는 건강에 대해 크게 신경써본 적이 없으며 심하게 앓아본 적도 별로 없다. 지난 1957년 교육계에 몸담은 이래 45년 동안 오로지 교육만을 생각하며 숨가쁘게 달려오다 보니 몸이 아플 겨를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특별히 나의 건강 비결에 대해 소개할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굳이 들자면 세끼 식사를 제때에 맞추어 먹되 소식(小食)을 철칙처럼 지켜오고 있는 일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누구나 그랬겠지만 일제강점기의 어려웠던 시절에 유년기를 보내며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인 것 같다.
나는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 그러나 음식에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 아무리 산해진미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포만감이 오기 전에 숟가락을 놓는다. 덕분에 지금까지 체중 때문에 고민해본 적이 없다. 40여년 전의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소식은 정신을 맑게 하며 신체의 노화를 방지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지금도 건강하게 교육감직을 수행할 수 있는 것도 소식과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운동은 대체적으로 다 좋아하나 몇년 전까지 즐겨 해온 운동은 수영과 스키, 볼링이다. 특히 수영은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운동이다.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익힌 것이다.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해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주관한 통일기원 한강 헤엄쳐 건너기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다. 625m라는 짧지 않은 거리를 수백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직접 헤엄쳐 건너다 보면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참가할 생각이다. 요즘은 업무에 쫓기다 보니 러닝머신을 통해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한다. 약 30분가량 뛰다 보면 온몸에서 땀이 배어나면서 몸이 가벼워진다.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어느 순간 무척 상쾌해진다.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정확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그만큼 쌓이는 스트레스도 많다. 그때마다 나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자연히 줄어들게 되고 쉽게 잊힌다. 나는 오랫동안 걱정거리를 마음속에 담아두는 법이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아이들은 늘 변화하고 발전한다.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나는 모습은 곧 보람이다. 보람은 곧 즐거움이다. 평생 교육에 몸담고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누려왔으니 이보다 더 큰 건강 비결이 어디 있겠는가.

사진/ 유인종ㅣ서울특별시교육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