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오르며 강퍅한 마음 씻어내… 봄마다 일주일 단신은 최고의 보약
<유마경>에 이런 대목이 있다. “당신 같이 깨달은 이가 왜 이렇게 아파 누워 있는 거요.” 유마는 이렇게 답한다. “중생들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1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사는 이가 10억명이 넘고, 폭격으로 죽어간 아프간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 밀림이 날마다 엄청나게 사라지고, 마시는 물이며 공기가 더러워져 있다. 그런 와중에 내 한몸만 잘 지낼 수는 없으니 유마의 말씀이 새삼스럽다. 쥐의 등에 사람의 귀가 자라게 하는 의술 덕에 내가 안 아프고 안 죽으면 후손들은 살 곳이 없다. 아플 때 아프고 죽을 때는 죽는 것이 순리다.
몸이나 마음이 아픈 것은 지나친 욕심의 결과다. 술욕심·일욕심·사람욕심을 부리니 안 아프면 그것이 이상하다. 병원 가고 약 먹고 안 아프려고 발버둥칠 일이 아니다. 벌이라 달게 받고 욕심을 줄이는 것이 건강법의 으뜸이다. 건강에 대한 집착 이것도 욕심이니 이 욕심도 접고 순리에 맡기려 애쓴다.
끊임없이 변해가는 것이 세상만물이라 나 역시 아플 때도 있고 건강할 때도 있다. 감히 스스로 건강하다고 말할 이는 없다. 건강비법을 널리 알리고 실천한 노익장이 엉뚱하게도 교통사고로 돌아간 예를 봐도 건강이란 상(相)이 따로 없다.
십수년째 북한산을 오른다. 더러는 도봉산이나 불암산도 가지만 거의 주마다 북한산이다. 어느 해 겨울에는 일주일 내내 저녁마다 눈구덩이 북한산을 혼자 돌아다닌 적도 있다. 동장대에 털썩 앉아 온 천지를 가득 덮은 눈과 까마귀떼를 바라보기도 하고, 봄이면 연초록 봄숲에 넋을 빼앗기기도 한다.
서너 시간 산을 오르고 내린 뒤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에 그간의 강퍅한 마음이며 긴장은 쑥 씻겨 내려간다. 가끔 따라오는 처도 이제는 젊은 학생들보다 여유 있게 산을 오른다. 산말고 주위에 권하는 것이 단식이다. 10년째 봄마다 일주일가량 맹물만 마신다. 그동안의 욕심과 탕진을 반성하려고 밥을 끊는다. 온갖 노폐물이고 살이며 욕심을 털어내고 나면 일주일에 꼭 7kg이 줄어든다. 단식을 한 뒤 내린 결론 하나, 사람은 먹기 위해서 산다. 둘, 먹는 것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온 우주와 내가 하나임을 느끼는 신성한 제례다. 제 한몸 내어 내 밥이 된 곡식이며 짐승, 이것을 생산하느라 애쓴 농부, 밥을 지어준 어머니. 그리고 밥을 같이 먹는 것은 단순한 밥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것임을 단식을 해본 이들은 안다. 건강해지려 산행과 단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산과 단식의 결과가 건강이라 여긴다.

사진/ 김형태 l 변호사
서너 시간 산을 오르고 내린 뒤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에 그간의 강퍅한 마음이며 긴장은 쑥 씻겨 내려간다. 가끔 따라오는 처도 이제는 젊은 학생들보다 여유 있게 산을 오른다. 산말고 주위에 권하는 것이 단식이다. 10년째 봄마다 일주일가량 맹물만 마신다. 그동안의 욕심과 탕진을 반성하려고 밥을 끊는다. 온갖 노폐물이고 살이며 욕심을 털어내고 나면 일주일에 꼭 7kg이 줄어든다. 단식을 한 뒤 내린 결론 하나, 사람은 먹기 위해서 산다. 둘, 먹는 것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온 우주와 내가 하나임을 느끼는 신성한 제례다. 제 한몸 내어 내 밥이 된 곡식이며 짐승, 이것을 생산하느라 애쓴 농부, 밥을 지어준 어머니. 그리고 밥을 같이 먹는 것은 단순한 밥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것임을 단식을 해본 이들은 안다. 건강해지려 산행과 단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산과 단식의 결과가 건강이라 여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