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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즐거움의 최대공약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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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1-1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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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주의가 건강과 젊음의 원천…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걷는 생활 유지

사진/ 주철환ㅣ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즐겁고 명랑하며 유쾌하게! 이보다 더 건강에 좋은 것은 없다고 감히 말한다. 예전에 만든 프로그램을 떠올려본다. <퀴즈 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테마 게임>….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나의 생활 신조와 닿아 있다. <퀴즈 아카데미>는 학문적인 것을 추구하되 게임이란 오락적 요소로 접근한다. <우정의 무대>는 우정이란 가볍지 않은 주제를 엔터테인먼트가 펼쳐지는 무대의 개념으로 다가간다. <테마 게임>은 인생에서 철학적 의미를 짚어보게 하는 상황을 게임으로 풀어간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술자리에서도 나의 테마는 즐거움의 최대공약수를 찾는 것이다. 술 자체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술자리가 만들어주는 해방감, 인간과 인간이 만나 마음의 빗장을 풀어주는 것이 술의 효용이 아닌가

유난히 나이에 비해 젊어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47살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띠동갑이라고 할 35살까지 봐주는 유쾌한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검은 것을 가까이 하면 검게, 흰 것을 가까이 하면 희게 된다는 말처럼 나는 젊음을 늘 가까이 하려고 노력한다. 대학생과 마주해 어떤 대화를 나눠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이런 노력 때문이다.

몸으로 들어가보자. 방송으로 치면 편집이라는 개념이 나의 건강 만들기에 해당한다. 편집은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특수효과 등 이런저런 요소를 더 넣어 화면에 활력을 넣는 것이다. 그러니까 몸을 편집하는 기분으로 건강을 챙긴다고나 할까.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걷자’는 것이 건강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미리 3분의 2만 달라고 하는 것이 습관이 됐고, 지하철를 탈 때 목적지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을 정도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걷는 게 경보 수준이다. 빨리 걷는 것이 몸에 배어 이따금 오해를 받는다. 동행이 있는데도 훌쩍 앞서 가니까 자기를 무시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말을 이따금 듣는다. 작은 실천들은 또 있다. 저녁 7시 이후에는 먹지 않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는 시원한 물을 한잔 먹는다….

그런데 결국은 정신의 건강이 육체의 건강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화나는 일이 생기면 극기훈련을 한다고 여기며 화를 가라앉힌다. 화가 나도 겉으로 화를 분출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러한 낙관주의가 내 건강, 나아가 내 삶의 알파요, 오메가다. 오랜만에 프로듀서로 다시 나서는 SBS의 <꿈은 이루어진다>도 낙천적이며 오락적인 것을 중시하는 신념의 반영이다. 스타의 ‘빛’은 대중에게 진 ‘빚’이다. 연예인들이 세상에서 받은 사랑을 힘들어 하는 누군가에게 즐겁게, 직접 베풀어준다는 아이디어가 그렇게 보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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