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대체의학의 범주에는 옛날 의술을 재조명하거나, 병행해서 이용해온 것들이 있다. 그 가운데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못했거나, 생각이 너무 앞서서 현대의학이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요법들도 있다. 침술만 해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체요법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사람들의 침술 선호도는 어쩌면 한국 사람들보다 높은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불과 10여년 전까지도 제도권 의료계가 이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의료보험회사에서 치료비가 지급된다. 의사들 가운데도 침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카이로프락틱 요법은 1895년에 대니얼 팔마가 창시했다. 인간에겐 완전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치유 잠재력’이 있고, 척추는 신경계통의 생명선이기 때문에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척추를 다스려야 하고, 카이로프락틱 수기요법은 인체의 불균형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척주는 33개의 뼈마디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어떤 척추가 좀 비어져나오면 이것이 신경을 압박해 여러 증상이나 질병을 일으킨다. 뼈마디가 정상 위치에서 비어져나온 상태를 마사지나 누르는 수기요법으로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교정해주면 이와 관련된 질환이 치료가 된다. 물론 대부분의 질병이 다 치료대상이다. 그 가운데도 통증, 두통,근육의 긴장, 소화기 질환 등에 가장 많이 쓰인다.
모든 치료법에서 생길 수 있지만 카이로프락틱 치료에서도 부작용이 생긴다. 예를 들면 퇴행성 변화가 있는 조직에 손상을 주어 통증이 악화된다든가, 추간판 팽융이 탈출증으로 악화되는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부작용은 비전문가나 숙련되지 않은 치료사에 의해 주로 생긴다.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카이로프락틱 대학을 졸업하면 D.C.(Doctor of Chiropractics)라는 학위를 받는다. 이 요법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확산 보급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카이로프락틱 요법의 이용인구가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다. 아직까지는 제도권 안의 의료계에서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꾸준한 연구가 뒷받침되면 유용한 의술로 인정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