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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세끼 식사는 ‘만병의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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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1-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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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위주의 전통식단이 최고의 음식… 주말 등산으로 부족한 운동량 보충

사진/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
국립암센터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원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해서 회진을 돌고 나면 의사들과의 컨퍼런스나 간부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일상적인 결재 등을 끝내면 환자 수술을 해야 한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이렇게 밤 9시 넘어서까지 일하려면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법이 없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진료와 수술로 이어지는 중노동을 감당할 수 없다. 물론 식사를 중시하는 내 생각은 병원 일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평생 한 차례를 제외하곤 끼니를 걸러본 적이 없다. 제때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일만큼 건강에 좋은 것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의사로서 남다른 건강관리의 비법이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 건강의 요체는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데 있다.

나는 또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우리 전통 음식이라면 무엇이든 잘 먹는다. 식사는 대부분 김치·나물·국으로 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더덕구이·산채나물·취나물·쑥국·토란국·청국장 그런 것들이다. 패스트푸드는 먹지 않는다. 유일하게 먹는 패스트푸드가 피자인데, 그것도 아들이 좋아해 한달에 1~2번 같이 먹는 정도다.

아내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미국 생활을 2년 하는 동안 한번도 아침식사를 빵으로 해보지 않았다. 우리 음식이 입에 잘 맞고 소화가 잘되기 때문이다. 우리 음식은 또 채식 위주로 돼 있어 과다한 칼로리 섭취를 막아준다. 맛과 영양, 건강관리에서 우리 전통 음식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하겠다.

내게도 고민은 있다. 나이가 들다 보니 배가 나오면서 체중이 조금씩 불어나는 것이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주중에는 전혀 시간이 없다. 주말이면 우면산을 찾는 것으로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한다. 1시간가량 산을 타고 윗몸일으키기 150번, 팔굽혀펴기 60번 정도를 한다. 주중에는 간혹 집에서 러닝머신을 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운동량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 아마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담배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안 피우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연기에도 노출되지 말아야 한다. 알고 보면 담배와 관련 없는 병은 거의 없다. 나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만나면 면전에서 담배의 해악을 역설한다.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도 예외가 없다. 그래서 요즘은 내 앞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집에서도 환기를 자주 시킨다. 천으로 된 소파나 카펫 등 먼지나는 것들은 아예 두지 않는다. 맑은 공기가 좋은 식사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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