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의 맛이 살아 있는 옥토버훼스트 맥주… 매장 안의 제조장치에서 만들어 숙성시킨다
맥주는 4천여 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최초로 만들어, 그리스·로마를 거쳐 중세에는 전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맥주는 10세기에 이르기까지 3천여 년간 보리에 물, 또는 맥아를 넣어 자연 발효하는 단순공법으로 제조되었으나, 10세기 전후 독일에서 홉을 넣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향과 쌉쌀한 맛을 내는 맥주로 일반화되었다.
10세기 즈음 맥주의 생산량은 독일보다 영국이 절대적으로 많았지만, 항시 유럽 대륙을 한수 아래로 내려다보고 자기들만 잘난 체한 영국은 독일에서 시작해 유럽에 널리 보급된 홉 첨가 맥주 제조법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로써 영국은 맥주에 대한 유럽의 보편적 기호에서 고립되고, 이후 영국의 맥주산업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그럼으로써 영국은 맥주 대신 위스키를 개발하고, 독일은 맥주 종주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굳혔다.
그러나 중세까지도 맥주의 표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동네마다 산재한 양조장은 자기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식으로 제멋대로 맥주를 만들었으니, 색·향·맛·질이 천차만별이었고, 어떤 맥주는 맥주라기보다는 우리의 막걸리와 비슷한 것도 있었다. 이에 1516년 빌헬름 4세는 “맥주는 보리·홉·효모·물 이외의 어떤 것도 넣어서는 안 된다” 는 유명한 ‘맥주순수령’(Reinheitsgebot)을 공포했는데, 이는 오늘날까지 그 효력이 유지되는 가장 오래된 식품 관련 법규다.
이렇게 맛과 향이 표준화된 유럽의 생맥주 체제는 18세기 말 전통 양조장들이 근대적 맥주 공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장기간의 보관과 장거리 운반이 가능한 병맥주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가내수공업적 생맥주 생산에서 병맥주의 대량 생산체제로 바뀌었지만, 지방별·공장별 맛과 향의 특색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독일에서는 아직까지 “맥주는 맥주 공장의 굴뚝 그림자가 미치는 범위 안에서만 마셔라”는 금언이 통용되고 있다.
올 7월부터 생맥주·병맥주와는 다른 소규모 맥주 제조장(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제조되는 맥주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강남역 부근에 있는 옥토버훼스트(www.oktoberfest.co.kr, 02-3481-8881)는 매장에 직접 맥주 제조시설을 설치하고, 정통 독일식 바이스 비어와 둥클레스 비어 등을 생산한다. 뮌헨공대에서 맥주양조공학으로 석사를 받은 방호권(31)씨가 양조 책임을 맡고 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 맥주는 그냥 쉽게 하우스 비어라고도 하는데, 병맥주가 열 또는 비열처리를 통해 효모를 완전히 죽인 맥주고, 생맥주가 여과장치로 효모를 대충 거른 맥주라면, 마이크로 부르어리 맥주는 매장 안의 제조장치에서 맥주를 생산해 숙성한 뒤 신선할 때 잔에 따라주기 때문에 효모가 완전히 살아 있어 깊고 그윽한 맛과 톡 쏘는 향을 낸다. 옥토버훼스트에서 양조되는 바이스 비어는 다른 맥주와는 달리 보리 대신 호밀을 쓰는데, 맥주를 입에 대는 순간은 시큼하지만 마시고 나면 뒷맛이 무척 고소하다. 둥클레스 비어는 볶은 보리를 쓰기 때문에 검은색을 띠는 흑맥주인데 약간 씁쓰레한 맛이 난다.
1807년 유럽의 2등 국가 프로이센은 대나폴레옹전에서 참패한 뒤 엘바강 서부의 모든 영토를 프랑스에 할양하고, 전쟁배상금 지불은 물론 러시아 원정길에 나선 나폴레옹군의 군수물자 공급과 전비 조달까지 전담하는 굴욕을 당한다. 위대한 철학자 피히테가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연속 강연으로 국민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 것도 그 즈음인데, 독일 국민은 그 상황에서도 바이에른 황태자 루트비히 1세와 작센 공주 테레지아의 결혼식을 맞아 5일 동안이나 밤낮으로 맥주를 부어라 마셔라 했다.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 오늘날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16일간 700만 관광객이 몰리고 500cc 맥주 1500만잔이 팔리는 유명한 뮌헨의 옥토버페스트(10월축제)다. 맥주 애호가들이여!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에는 못 가더라도 강남의 옥토버훼스트에서 정통 독일 맥주 한잔 맛보기를….
학민사 대표·음식칼럼니스트

사진/ 마이크로 브루어리 맥주는 매장 안의 제조장치에서 맥주를 생산해 숙성시킨 뒤 신선할 때 잔에 따라주기 때문에 효모가 완전히 살아 있어 깊고 그윽한 맛과 톡쏘는 향을 낸다.
마이크로 브루어리 맥주는 그냥 쉽게 하우스 비어라고도 하는데, 병맥주가 열 또는 비열처리를 통해 효모를 완전히 죽인 맥주고, 생맥주가 여과장치로 효모를 대충 거른 맥주라면, 마이크로 부르어리 맥주는 매장 안의 제조장치에서 맥주를 생산해 숙성한 뒤 신선할 때 잔에 따라주기 때문에 효모가 완전히 살아 있어 깊고 그윽한 맛과 톡 쏘는 향을 낸다. 옥토버훼스트에서 양조되는 바이스 비어는 다른 맥주와는 달리 보리 대신 호밀을 쓰는데, 맥주를 입에 대는 순간은 시큼하지만 마시고 나면 뒷맛이 무척 고소하다. 둥클레스 비어는 볶은 보리를 쓰기 때문에 검은색을 띠는 흑맥주인데 약간 씁쓰레한 맛이 난다.

학민사 대표·음식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