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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대체의학은 만병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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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0-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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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대체의학은 서양의학이나 동양의학에 비해 지식의 체계나 의료행위가 극히 단편적이고 규모도 미미하다. 그래서 정통의학을 대신한다는 대체의학이라는 표현보다는 어떤 부분을 보충해준다는 뜻의 ‘보완의학’이라는 표현이 더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혹은 두 단어를 합친 ‘보완대체의학’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또 동양의학·서양의학·대체의학을 다 합쳐서 통합의학 또는 전일의학(全一醫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건강관과 질병관은 장소와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199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정상인 상태”라고 정의해 새롭게 영적인 측면을 추가했다. 신체적·정신적 또는 사회적인 측면으로는 설명도 이해도 쉽게 되지 않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 이런 탓에 영적인 측면에서 나름대로 해답을 구해보려는 시도가 고조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80여개에 이르는 의과대학에서 대체의학을 교과과정으로 택하고 있다. 또한 1992년에는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대체의학국이 설립되어 연간 1조원 정도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체의학이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대체의학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염려하고 경고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체의학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한계점을 뛰어넘어 해결사 역할을 하는 우수한 의학이 아니라는 점이다. 난치병이 나았다고 하는 극히 소수 환자들의 일화성 보고가 있기는 하지만 만병통치의 요법이 아니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 세상에 만병통치란 없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정통의학을 경시하는 풍조를 퍼뜨린다면 조기치료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비윤리적 상술이 판치고 있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직 검증이 안 된 치료결과를 지나치게 과장해 선전한다면 환자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서양의학이나 동양의학, 대체의학 모두 나름의 장점이 있고 동시에 한계도 있다. 이론적 바탕과 시술의 접근법이 서로 다른 의학마다 서로 보완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계속 제시되고 있다. 의학에는 오직 적절히 검증된 의학과 검증되지 않은 의학이 있을 뿐이다. 주장·추측·증언 같은 것이 증거로 인정돼서는 안 된다. 모든 치료법의 효능, 안전성, 임상 적용, 의미 있는 결과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에 과학적 방법을 통해 대답하는 것이야말로 환자와 의사, 대체의료 시술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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