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우리의 몸은 약 60조개의 세포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1천만개에 이르는 세포들이 1초마다 죽는다. 하루도 아니고 한 시간도 아닌 똑딱 하는 단 1초에 서울 인구에 해당하는 1천만개 세포가 죽어간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가 죽어버리는 데는 약 69일밖에 안 걸린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세포가 한순간에 죽어가는데도 우리 몸은 끄떡없이 지탱한다. 그것은 죽어가는 세포의 수만큼 새로운 세포가 탄생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 1초마다 1천만개의 세포가 새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우리 몸은 시시각각으로 낡은 것이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거나 변해가는 진행형의 세포덩어리라 할 수 있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변하는 우리 몸은 닥쳐오는 여러 자극에 끊임없이 물리적·화학적으로 반응하게 마련이다. 우리 몸은 내적인 것은 물론이고 외적인 환경, 먹고 마시는 음식물,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의 기복 같은 자극에 늘 반응하고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한번 웃고 한번 우는 것도 단순한 감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인간의 감정과 자율신경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분한다. 노여움·불안·긴장·스트레스·놀라움·두려움 등의 감정은 교감신경의 항진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교감신경을 자극할 때 몸에서 여러 반응이 나타난다. 예컨대 식은땀이 나고, 눈동자가 커지고(눈이 휘둥그렇게 되고), 피부 혈관이 수축되어 창백해진다. 또한 머리 혈관이 수축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심장이 방망이질을 하듯 빨라지며), 위와 소장과 대장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소화액이 잘 분비되지 않고 혈당이 올라가고, 부신피질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증가하기도 한다. 따라서 노여움이 지나치면 정신불안, 불면증, 근육긴장, 통증 등을 일으키며 또한 입맛을 잃고 소화가 잘 안 된다. 심지어 고혈압·고혈당 등의 성인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끊임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매스미디어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긍정적인 사고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분노가 치밀어오를지라도 “한번 화를 내면 그만큼 늙는다”라고 하는 일노일로(一怒一老)를 일일생활의 지침으로 삼고 지내는 게 보약이 될 것이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