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엠씨 스나이퍼
“저는 민중가수가 아니에요. 저에게 고민이 되는 이야기를 곡으로 쓸 뿐입니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리메이크한 엠씨 스나이퍼(본명 이정유)는 자신이 민중가수로 불리기를 원치 않는다. “친한 친구 형이 운동권 대학생이라 평소에 민중가요를 흥얼거리는 걸 자주 들었어요. 이 노래도 그 형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노랫말을 들으며 호기심이 생긴 그는 <전태일 평전> 같은 책과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인터넷 자료들을 뒤지며 YH노조 사건이나 광주항쟁을 알게 됐다고 한다.
“제가 그 시대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때 문제들이 지금이라고 다 해결된 것 같지도 않아요. 친구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고, 기성세대들에게는 그때 싸운 사람들은 다 뭐하고 있나 묻고 싶어 노래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는 리메이크곡에 대한 기성세대의 따가운 비판도 알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세대나 방식만 옳다고 생각하는 건 독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세대도 힘든 게 있고 납득 안 되는 것들이 있어요. 우리는 기성세대를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이미 20대를 거쳐온 사람들은 우리를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음반에는 성매매 여성의 비참한 현실을 노래하는 <기생일기>와 원조교제 하는 사람들을 야유하는 가 수록돼 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으냐고 물으니 “특별히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신문에서 그런 이야기보면 화나잖아요. 저를 화나게 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것들을 노래로 만드는 것뿐이죠.”
음반에 수록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공중파 방송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주로 공연무대에서 연주하는데 처음에는 “얘네들이 이 노래를 이해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랩도 따라해주고 팬사이트에 원곡도 올려주는 팬들에게 고맙다”고 한다.
2집 음반 작업에 들어가기 직전인 오는 9월14, 15일 그는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웃고 즐기다 돌아가는 게 아니라 공연장에 온 사람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게 제 계획이에요.” 2집에는 민중가요 리메이크곡이 들어가지 않는다. 어떤 주제, 어떤 이야기든지 다른 시각으로, 나만의 방식대로 쓰는 “거리의 시인”이 되는 게 올해로 스물셋인 젊은 래퍼 엠씨 스나이퍼의 꿈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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