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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피로야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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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9-0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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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동양의학에서 피로는 몸의 기(氣)가 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몸의 12장부 가운데 한 장기라도 약하면 전신피로를 느낀다. 서양의학에서 피로는 수축작용이 거의 멈출 정도로 세포가 지쳐 항상성기능(?? 간단한 설명을)에 장애를 받을 때의 “불편한 느낌”이다. 곧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느끼는 기분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혈중 유산의 농도가 올라가거나 pH수치가 떨어지는(산성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나타난다. 세포 내 포도당이나 크레아틴인산 농도가 떨어지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우리 몸 안의 물리화학적 균형이 깨질 때 느끼는 기분이 피곤이다.

이처럼 동양의학이건 서양의학이건 우리 몸 안에 있는 자연치유력이 균형과 조화를 잃기 시작할 때 피로감을 느낀다. 나쁜 생활 습관 때문에 일어나는 피로감은 생활 패턴을 바꾸기만 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평범한 피로감이 심각한 질병의 전조일 수도 있다.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이 2주일 이상 계속되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구역질·열·우울증·정서불안 등을 동반하는 피로감은 위험신호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특히 ‘만성 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만성 피로증후군은 평소 건강한 사람에게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며,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고, 미열과 수면장애, 두통을 비롯한 각종 통증이 수반되는 증상이다. 그 밖에 비교적 흔한 피로증의 원인으로는 간염 따위의 간질환, 독감 같은 감염성 질환, 갑상선 기능저하, 빈혈, 저혈당, 저혈압, 각종 약물의 복용 등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에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먼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20분 정도의 속보(빠른 걸음으로 걷기)도 좋다. 또한 음식을 골고루, 끼니를 거르지 말고 먹어야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시간관리를 잘 하면 피로를 막을 수 있다. 피곤한 사람은 큰일을 해낼 수 없으려니와 자신의 삶도 즐길 수 없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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