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야채 즐기고 육식 피해… 적포도주로 갱년기 건강 챙겨
41년 전 5·16 군사혁명이 일어난 해의 일이다. 13살의 소년인 나는 왕복 12km 거리인 읍내에 있는 중학교를 걸어서 통학했다. 신작로이긴 하지만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골길은 늘 한가로웠다. 몇개의 고개를 넘어야 했고, 지름길로 가기 위해 때로는 숲이 우거진 산을 넘고 읍 외곽을 돌아 흐르는 강을 건너야 했다. 6km의 길을 걷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어린 나이지만 꽤나 속보로 걸은 모양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중학생 시절 속보로 통학하던 습관이 바탕이 되었는지 등산을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기초체력은 약한 편인데도 산에 오를 때는 지구력이 있고 힘도 솟아난다.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인 1997년 9월 평소 같이 다니던 직장 선배·동료 8명이 등반전문가 4명의 도움을 받아 내설악에서 가장 험하고 장대하다는 용아장성을 16시간에 걸쳐 등반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느낌이 들지만 건강에 대한 정신적·신체적 자신감을 갖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자신감은 사람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만든다. ‘늘 긍적적인 자세와 순수한 마음를 갖는 것’, 이것이 내가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식생활을 절제하고 가벼운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먹지만 가급적 육식은 하지 않는다. 야채와 과일을 좋아해서 아침식사에 신선한 야채가 있으면 최고의 식단으로 여긴다. 그리고 체중을 60kg 전후로 계속 유지한다. 조금 살이 찌면 음식량을 조절하거나 운동을 해서 그 수준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가끔 신체의 리듬이 깨져서 탈이 나는 수가 있는데 이는 주로 술을 연달아서 많이 먹었을 때다. 지나친 과음은 하지 않지만 불가피하게 술을 매일 마시다 보면 몸의 균형이 깨진다.
그래서 가급적 포도주를 마신다. 적포도주는 몸에 좋을 뿐 아니라 술 마시는 양도 줄일 수 있다. 회사 공식 행사로 오찬이나 만찬이 있을 때 포도주를 애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 손님이 찾아왔을 때도 포도주를 권한다. 갱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노화를 맞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남성건강혁명>(Anti-Aging Program, 메트카·하로미 지음)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더 건강하고 더 곱게, 가능한 한 병 없이 늙기 위해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라고 강조한다. 또한 적포도주에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혈관을 젊고 탄력 있게 유지시켜준다고 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남성의 경우 건강촉진용으로 하루 두잔 내지 세잔을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은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신체적 단련과 절제된 식생활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방법으로 정신적 자세를 가다듬는 것에서 온다고 본다.

사진/ 김종창ㅣ기업은행장
건강은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신체적 단련과 절제된 식생활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방법으로 정신적 자세를 가다듬는 것에서 온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