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살리기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는데, 퇴원해서 ○○을 먹었더니 1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있다.” 여기에는 6개월이라고 한 선고가 틀리더라는 뜻과 ○○가 효험이 있더라는 뜻이 같이 함축되어 있다. “평균 여명이 약 6개월”이라고 할 때 각 개인에 따라 1년 이상 생존하는 수도 있고, 1개월 또는 2개월 정도밖에 못 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생존 기간을 합해 평균을 내면 약 6개월이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기에 ‘6개월’이라고 한 예측이 틀렸다고 단정하는 데도 무리가 있고, 예측 기간보다 4, 5개월 더 살았다고 해서 “○○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데도 무리가 있다.
동·서양 의학에는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대체의학에도 앞으로 많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보여주는 임상효과만으로도 수많은 치료 효능 잠재력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서양의학의 장점은 전염병 퇴치와 수술법 개발이다. 전염병이 아직 완전히 퇴치된 것은 아니나 전에는 “걸렸다 하면 죽는” 무서운 전염병이 이제는 거의 다 치료가 가능하다. 폐결핵이 그렇고 나병·장질부사·콜레라·페스트 등이 그렇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항생제 덕분에 살아났고 현재 살고 있는가.
마취약의 발명과 함께 개발된 수술법은 모든 응급 처치와 중환자 처치를 가능하게 하였다. 하루에 수만명의 환자가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거쳐가지만 이 중 상당수는 최첨단 시설이 아니었다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나 현 로마 교황은 총에 맞고 나서도 완쾌되어 역사의 중심부에서 정상 임무를 수행하였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시설이 아니었다면 이미 다 죽었을 사람들이다. 현재 죽어가고 있는 생명은 최첨단 현대 의술로 회생의 찬스를 높여야 한다.
동양의학의 장점은 불건강의 극복과 건강의 유지에 있다. 자연적 요법으로 불건강을 극복하게 하는 임상 경험은 수천년이나 쌓여 있고, 건강 유지를 위한 섭생법은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장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반복되는 수술이나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삶들이 아니라, 나름의 자연 요법이나 섭생법을 생활화한 사람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건강상태 유지의 많은 지혜가 전통의학에 흠씬 담겨 있다.
건강은 판단력이 좋은 사람의 몫이다. 살려면 현대의학을 택하고, 건강하려면 전통의학을 택하라. 그러나 건강하게 살려면 둘 다 택하라.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