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리듬에 맞게…
등록 : 2002-08-21 00:00 수정 :
2400년 전 히포크라테스는 “규칙성은 건강의 징조이며, 불규칙성은 건강을 해치는 것”이라고 했다. 19세기 말 빈대학의 심리학자 헤르만 스보보다와 독일 의사 빌헬름 플리스 박사는 신체리듬과 감성리듬의 주기를 밝혀냈다. 1920년대에 이르러서는 알프레드 텔처가 지성리듬을 발견했다. 이 3가지 리듬을 바이오리듬이라고 한다. 23일의 주기를 갖고 있는 신체리듬은 주로 근육 조직을 지배하는 리듬으로 육체적 건강상태를 결정하고 공격성, 진취성, 저항, 일에 대한 의욕 등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남성적 리듬이라고도 불린다. 28일 주기의 감성리듬은 교감 신경계를 지배하며 여성 호르몬이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정서나 감정의 에너지에 직접 관여하기에 ‘여성 리듬’이라고도 한다. 33일 주기의 지성리듬은 뇌세포 활동을 지배하고 이해력, 판단력, 분석력, 논리적 구성력 등의 지성에 관여한다.
바이오리듬은 출생일로부터 시작해 일생 동안 주기성에 변화가 없이 진행된다. 리듬이 저조기에서 고조기로, 고조기에서 저조기로 전환되는 날은 리듬의 성질이 급격하게 바뀌어 심신상태가 불안정해 ‘위험일’이라고 부른다. 이날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내거나 실수를 하기 쉬운 날이므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몸에는 체온, 혈압, 호르몬의 분비, 세포 분열 등 하루를 한 주기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짧은 리듬이 따로 존재하는데, 이를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한다.
오전 7∼9시 사이에는 심장 박동 수가 증가하고, 체온이 상승하며,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절정에 이른다. 9∼11시에는 통증에 제일 무뎌지고 근심의 수치도 제일 낮으며, 단기 암기력이 15%나 더 좋아진다. 낮 12시 무렵은 하루 중 시력이 제일 좋은 시간이다. 오후 1∼2시는 에너지와 예리함의 정도가 일시적으로 하강하는 때다. 그러나 3∼4시는 신체의 유연성과 근육 기능의 컨디션이 아주 좋아지는 시간대다. 오후 5시 무렵에는 혈압이 제일 높아지며 6∼7시께는 식욕이 제일 좋은 때다. 저녁 8∼11시는 뇌의 호르몬 세로토닌과 아데노신이 뇌신경의 전자활동을 중단시켜 잠을 오게 한다. 자정에서 새벽 3시 사이에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낮고, 혈액 내 산소 소모량도 가장 낮다. 새벽 4시께에는 하루 중 체온이 제일 낮다.
동양의학 이론에 따르면 새벽 3∼5시 사이는 폐, 오전 5∼7시는 대장, 7∼9시는 위, 9∼11시는 비장, 오전 11시∼오후 1시는 심장, 1∼3시는 소장, 3∼5시는 방광, 5∼7시는 신(콩팥), 저녁 7∼9시는 심포, 9∼11시는 삼초, 저녁 11∼새벽 1시는 담, 1∼3시는 간의 기능이 각각 활발해진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