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생활의 리듬을 깨지 말라!

421
등록 : 2002-08-08 00:00 수정 :

크게 작게

스트레스 관리하고 마음의 평정 유지… 산야초액 넣은 생식에 자투리 운동

사진/ 전광우ㅣ우리금융그룹 부회장.

과거 외국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는 생활의 여유가 있었고 때로 조깅과 등산을 하며 나름대로 착실하게 건강을 관리해왔다. 그러나 98년 귀국 뒤에는 금융계에 몰아닥친 외환위기 한파로 인해 말할 수 없는 정신적인 압박감과 피로감에 제대로 건강을 돌볼 틈이 없었다. 시간에 쫓기는 틈바구니에서 내가 건강을 잘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육체적인 운동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정신적인 평정을 유지하는 방법들이 습관화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오는 동안 신념처럼 지켜온 규칙적인 생활습관이다. 나는 전날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거의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거실에 앉아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한 10분가량 이렇게 하고 있으면 온몸의 피가 맑아지고 영혼이 깨끗해져가는 산뜻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아침식사는 소식이 습관화되어서 가볍게 생식을 한잔씩 마시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생식은 현미·검은콩·버섯·우엉·당근 등 10여 가지 몸에 좋은 야채와 곡물을 말려서 가루로 만든 것이다. 이것을 물에 타서 한잔씩 마시는데 마시기 전에 산야초 엑기스를 첨가해 마신다. 4년가량 이렇게 하다 보니 이젠 생식이 다른 식사보다 더 든든하면서도 부담이 적다.

저녁 때는 거의 매일 약속이 잡혀 있다. 술도 많이 마시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늦은 술자리에 참석할지라도 밤 11시에는 반드시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처음에는 주위의 많은 분들로부터 슬쩍 자리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에 오해를 받기도 했다. 특히 내가 술자리의 호스트인 경우에는 일찍 자리를 일어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과 술을 마실 때는 한 사람에게만 얘기하고 슬쩍 자리를 빠져나온 뒤 다음날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그게 습관화되다 보니 이제는 모두가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이해해준다. 생활의 리듬을 깨지 않고 자신의 바이오리듬에 충실한 것이 내가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매일 벌어지는 여러 현상들을 되도록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긍정적 사고를 가지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여유로움을 찾게 되고 항상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나의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이 상대편에 전달되고 상대편 또한 나와의 대화에서 여유와 기쁨을 찾게 되면 나 또한 상대편을 통해 다시 즐거움을 찾게 되는 건강의 선순환 사이클이 계속된다는 생각이다.

사무실에서는 작은 워킹머신을 갖다놓고 자투리 시간을 쪼개 운동을 한다. 가끔은 휴일을 이용해서 산을 찾는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엔도르핀을 축적하는 방법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잘 맞는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