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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무더위를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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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3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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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계절이 바뀌는 것은 일정한 기후의 양상이 바뀌는 것이고, 기후가 바뀌는 것은 근본적으로 기온과 습도가 바뀌는 것을 뜻한다. 덥고 추운 것과 건조하고 습한 것이 실은 계절마다 다르고, 달마다 다르고, 날마다 다르다. 심지어 시간마다 다르다. 우리 몸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열한습조(熱寒濕燥)에 계속 적응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여름철은 기온과 습도가 높은 것이 특징인데 이에 대해 빨리빨리 적응해야 한다.

먼저 채소·육류·곡물이 골고루 섞인 종합 혼합식을 규칙적으로 조금씩 먹는 게 좋다. 여름에는 유해한 박테리아나 곰팡이가 쉽게 자라나므로 음식물 저장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피부를 통한 수분의 자연 손실이나 땀으로 인해 탈수 상태에 빠지기 쉬으므로, 물이나 음료수를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적은 양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덥다고 찬 음료수만을 계속 마시거나 주위에 흔하다고 갖가지 과일을 무분별하게 많이 먹을 때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덥더라도 따듯한 차를 가끔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일도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요령이다.

다음으로 운동은 규칙적으로 충분히, 그리고 꾸준히 해야 한다. 이 원칙은 추우나 더우나 계속해야 한다. 더운 여름철에는 말초모세혈관이 이미 확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혈압이 쉽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가끔 땡볕에서 한두어 시간 운동한 뒤 갑자기 기절하는 수가 있다. 혈액량이 지나치게 말초로 분포되어 혈압이 떨어지면서 뇌조직으로 충분한 혈액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재빨리 환자를 그늘지고 시원한 곳에 뉘어놓고 음료수를 조금씩 먹인다. 심하면 병원으로 가서 정맥주사 등을 맞아야 한다. 전신 건강상태가 쇠약할 때, 피로가 쌓인 상태, 전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 평상시 혈압이 고르지 못한 상태, 또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상태에서는 너무 더운 곳에 오래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쾌적하게 조절해야 에너지의 샘인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몸에 직접 쐬는 상태로 자면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또한 기온이 높아지면 근육이 이완되고 신경 반사도 둔해진다. 숙면을 못하니까 피로가 쌓이며,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늘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여름철에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일에 욕심을 줄이고, 미리미리 해두는 “여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 스트레스를 이기는 비결이다. 현명한 사람의 건강관리는 그날은 그날에 맞게, 그 계절엔 그 계절에 맞게 하는 것이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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