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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동서양 운동을 접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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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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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리기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동양과 서양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다. 서양은 밖으로 뻗어나가고 하늘로 높이 솟으려는 원심적(遠心的)인 양(陽)의 문화요, 동양은 안으로 응축하고 땅에 정착하려는 구심적(求心的)인 음(陰)의 문화다. 운동을 이용한 치료방법에도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다르다. 서양의 운동치료에는 관절운동, 근력 강화운동, 심폐기능 강화운동 등이 있다.

관절운동은 몸의 모든 관절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것을 일컫는다. 초등학교 시절의 보건체조가 좋은 예다. 모든 근육을 죽 늘려주는 스트레칭도 여기에 포함된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이 굳어지기에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곧 젊음을 유지하는 뜻도 된다. 근육 강화운동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힘, 밀고 당기고 끌고 하는 힘을 키우는 운동을 말한다. 역기를 든다든가 보디빌딩을 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심폐기능 강화운동은 심장과 폐의 기능이 튼튼해지도록 하는 운동을 말한다. 조금만 운동을 해도 숨이 차고, 계단을 한두층 걸어올라가도 숨차고 빠른 속도로 걷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숨이 찬 것은 심장과 폐의 기능이 약한 증거다.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에는 조깅·에어로빅 등이 있다.

동양의학에서 사용하는 전통적 운동치료로는 기공(氣功)운동을 들 수 있다. 기공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보건·의료를 목적으로 하는 ‘건강기공’이요, 또 하나는 무술의 일부인 강신법(强身法)으로서의 ‘무술기공’이다. 건강기공은 비교적 유연한 수련방식을 택하므로 ‘연기공’(軟氣功), 무술기공은 강도 높은 단련방식을 취하므로 ‘경기공’(硬氣功)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기공에 속하는 연기공은 다른 사람을 치료해주는 ‘외기공’(外氣功)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하는 ‘내기공’(內氣功)으로 다시 나뉜다. 기공의 특징은 의식훈련과 호흡조절이 체조와 한데 어우러진 조화(調和)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서양식 운동이 주로 힘(力)을 기르는 운동이라면, 동양식 운동은 주로 기를 키우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식 운동은 육체적 단련을 강조하기 때문에 옆사람과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낄낄 웃으면서도 운동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동양식 운동은 다분히 의식훈련과 호흡조절이 따르는 정신적 수련이기 때문에 운동하는 동안 옆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몸과 마음을 일치시키는 정신집중을 해야 한다.

운동의 동작에서도, 서양식 운동은 보건체조에서처럼 주로 직선적이며, 동양식 운동은 기공에서처럼 곡선적이다. 직선은 대부분 인위적이며, 곡선은 대부분 자연적이다. ‘하나 둘…’ 하는 보건체조는 인위적인 직선을 따라 움직이며, 소리 없이 흘러가는 기공운동은 자연적인 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서양식 운동과 동양식 운동을 접목한 종합운동을 처방한다면 더 효율적인 건강증진이 가능할 것이다.


전세일 ㅣ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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