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방귀의 어원은 방기(放氣)로 공기를 방출한다는 뜻이다. 사람을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게 만들기도 하는 방귀. 하지만 수술 뒤 첫 방귀를 뀌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환자가 더러 있으니 방귀란 하나의 건강의 사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방귀 연구자들에 따르면 방귀 안에는 수소·이산화탄소·질소·메탄 등 약 400여종의 가스가 들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메탄이 구린내를 피우는 가스이고, 특히 벤조피렌과 나이트로자민이라는 가스는 강력한 발암성 물질이다. 그래서 방귀를 참으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이론도 나온다. 콩·보리·감자 등은 우리 내장 안에서 소화가 제대로 잘 안 되는 탄수화물(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다. 몸의 소화기 내장 안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상주하는데, 박테리아들은 그 섬유질을 먹고산다. 박테리아가 섬유질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가스를 만들어낸다. 뱃속에서 하루에 약 500cc를 만든다.
가스가 지나치게 많이 생기면 어떤 질병이 그 원인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위궤양, 위염, 담석, 신경성 장 증후군에 걸리면 가스가 많이 생긴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거나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또 껌을 씹으면서 공기를 많이 삼키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방귀를 1.5배 내지 4배를 더 뀌고, 환자는 3∼10배까지 더 뀐다.
가스가 너무 많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일단 생긴 가스는 효율적으로 잘 배출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박하·계피·생강은 식도의 근육을 이완시킴으로써 위장 속에 갇혀 있는 가스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사과, 살구, 바나나, 콩, 양배추, 신 과일, 가지, 양파, 감자, 자두, 무, 건포도 등은 가스를 비교적 많이 만든다. 하지만 건강에는 좋은 음식물이기에 계속 먹어 몸이 적응하면 가스 생산량이 적어진다.
음식을 천천히 새처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빨리 먹으면 동시에 공기를 많이 삼키게 되고, 음식을 적게 자주 먹는 게 좋다는 뜻이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유에 설탕을 타지 말고 마시는 것이 좋다. 우유에 설탕을 타면 소화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요구르트 안에는 소화를 돕는 박테리아가 들어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가스가 많이 생기면서 배가 아프다든가 체중이 줄어든가 하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방귀는 뀌어야 건강하다. 소리 없이.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션/ 방기황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