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충북 충주의 ‘책이 있는 글터’(위)는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숨’을 마련하고, 경남 진주의 ‘진주문고’는 지역 출판사 펄북스를 설립해 지역 콘텐츠를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책이 있는 글터 제공/ 한겨레
문지영 대표는 ‘저자 초청 강연이나 문화행사를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이어가라’는 남편의 유언을 실천하고 있다. 재개점한 한길문고는 ‘작가와의 만남’ ‘문화기행’ ‘인문학 특강’ ‘책과 예술의 만남’ 등 책과 관련한 행사를 열고 있다. 지역민에게 문화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 서점 지원 정책 절실 경남 진주에는 30년 역사를 가진 토종 서점 ‘진주문고’가 있다. 서점은 1986년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다루는 ‘개척서림’으로 출발했다. 운영 방식이 흥미롭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목을 끄는 것이 ‘편집 진열’ 방식이다. 서점이 지향하는 시대정신과 지역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책이 놓이는 ‘내 마음의 책방’ ‘월하독서’ ‘진주의 빛’이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더불어 새로운 실험도 하고 있다. 진주문고는 2015년 2월 지역 출판사 ‘펄북스’를 만들었다. 지역 콘텐츠를 지역 출판사가 책으로 만들어내는 문화 환경을 일구기 위해서다. ‘지리산 시인’ 박남준의 <중독자>를 시작으로 <유등> <동네 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등을 펴냈다. 지역의 숨은 필자를 발굴해 지원하거나 예술 전반의 인문서, 교양서, 작품집 등을 기획하고 있다. 지방의 중소 서점들이 한해 한해 버텨나가는 일은 무척 힘겹다. 무엇보다 대형 온라인 서점처럼 할인해줄 여력이 없어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 충주 ‘책이 있는 글터’ 이연호 대표는 “지역을 배려하지 못하는 출판 정책과 도서정가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온라인 서점들의 편법 할인 등 문제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서점들이 튼실한 뿌리를 내리기 위한 정책적 토대가 절실하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참고 문헌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백창화·김병록 지음, 남해의봄날 펴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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