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세월, 영화로 부활
등록 : 2002-01-30 00:00 수정 :
<라스트모히칸> <히트> <인사이더> 등을 만든 마이클 만 감독과 <인디펜던스 데이> <맨 인 블랙>으로 일약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가 된 윌 스미스가 손잡고 만든 영화 <알리>가 2월중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알리가 22살에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지만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베트남전 징집을 거부하는 바람에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그뒤 오랜 시간을 투쟁하면서 마침내 32살에 챔피언 자리를 되찾기까지의 10년간을 조명한 영화다.
이 영화가 화제가 된 이면에는 5년간 캐스팅을 사양하다 몸무게를 16㎏이나 늘리고, 스턴트맨 없이 진짜 헤비급 선수와 실감나는 경기를 벌인 윌 스미스 때문만은 아니다. 알리를 영화화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져왔던 배경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무엇보다 영화 판권을 정리하는 게 너무 복잡해 보였다. 그런데 한 아랍인이 투자한 긴 시간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다섯명의 제작자 중 한명인 폴 아다지는 1992년 알리의 50회 생일 때 알리 부부에게 영화화를 제안한 뒤, 영화 판권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법정 투쟁을 끈질기게 벌였고, 마침내 할리우드에서 영화화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에서 시사회를 마친 이 영화에 대한 소문은 후한 편이다. 특히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3만명에 가까운 엑스트라를 동원해 조지 포먼과 벌였던 경기장면의 재현은 사실에 가깝다는 평이다. 윌 스미스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권투시합 32초를 찍는 데 5일이 걸렸다. 그 왜 알리의 유명한 ‘나비 같은 발동작, 벌 같은 잽’ 있지 않나. 실제 시합장면을 프레임마다 정확히 분석해서 찍었는데, 이를테면 발뒤꿈치 각도가 틀렸다고 다시 찍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알리 스스로 이 영화가 자신에 관한 유일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승인했다는 게 제작사의 전언이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가장 큰 보장은 감독 마이클 만이다. 범죄물에 탁월한 솜씨를 자랑하는 마이클 만은 미국 담배회사의 부조리와 내부 고발자, 그리고 이를 둘러싼 언론의 이중성 등을 복합적으로 다룬 <인사이더>에서 또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알리는 평생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위해 싸웠다”며 “알리가 타이틀을 빼앗긴 뒤 가장 힘들었던 시기, 조지 포먼을 이기는 것을 거의 의무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의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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