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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최순실’을 신문 1면에 올리기까지

한겨레 특별취재반 '127일의 기록' <최순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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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06 15:09 수정 : 2017-05-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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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기자들, 대통령을 끌어내리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김의겸, 강희철, 류이근, 송호진, 방준호, 하어영. 2016년 9월20일 최순실이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임을 세상에 처음 알린 <한겨레> 특별취재반 기자들이다. “저자가 책 소개를 쓰는 게 이상하지 않냐”는 핀잔을 들었다. 맞다. 그래도 쓴다. “책 좀 봐주시길.” 직접 얘기하고 싶었다.

“한 사람 더 만나보려는 노력, 한마디 더 들으려는 자세, 전화 한 통 더 돌리려는 성실함이 얼마나 큰 결실을 맺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취재의 결과물을 설명하기보다는 취재의 과정을 최대한 소상하게 밝히는 데 주력했다.”

특별취재반의 최고참 김의겸 기자는 책에서 말한다. 김 기자는 취재 초기부터 “성공기든 실패기든 남겨보자”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특별취재반 127일의 역사 기록에 모든 것을 담았다.

책 곳곳에서 기자가 운다. 한두 번이 아니다. 미안했다는 고백은 열 차례를 넘어선다. 시작은 방준호 기자다.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씨의 단골 마사지센터장이었다는 기사의 담당자다. 그는 이 사실을 알려준 취재원에게 “나쁜 사람” “착한 얼굴을 하고”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다.

류이근 기자의 속울음도 생생하다. JTBC의 태블릿PC 보도 뒤 취재원(이성한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비보도 약속을 깨고, 그 사정까지 더해 지면을 채웠던 날이다(최순실씨 검찰 공소장은 류 기자의 보도 내용이 뼈대가 됐다). 독일에서 전화가 걸려온 새벽, 수화기 너머 송호진 기자가 “차에 유아용 카시트가 보인다. 정유라에게 아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순간의 기억도 또렷하다.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봐 걱정하는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이석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전면에 등장시킨 강희철 기자가 겪었을 마음고생의 크기를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팀을 이끈 27년차 김의겸 기자는 이 모든 미안함을 떠안아야 했다. 그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 후일담까지 가감 없이 책에 담았다.

<한겨레> 특별취재반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무대로 소환해낸 인물은 최순실, 이성한, 정현식(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등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들은 그렇게 역사가 됐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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