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의 6개 섹션 중 하나인 ‘유니크’ 섹션에선 보도사진의 편견을 깬 구성과 색감이 돋보이는 사진 211장이 전시됐다.
2009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작전에서 전사한 전우의 장례식에서 뒤엉켜 우는 이스라엘 군인들(‘이모션’ 섹션·위쪽), 2011년 인도 남부 페리야르강의 광주리 배에서 그물을 정리하는 남편과 노 젓는 아내(‘에필로그’ 섹션).
전시 구성은 6개 섹션과 에필로그로 짜였다. ‘REUTERS’를 딴 섹션은 로이터 클래식(Reuters Classic), 이모션(Emotion), 유니크(Unique), 트래블 온 어스(Travel on Earth), 리얼리티(Reality), 스포트라이트(Spotlight)다. 명도·색감·결이 점차 바뀌는 기법인 그러데이션(Gradation)을 활용한 ‘유니크’ 섹션. 보도사진의 편견을 깬 구성과 색감이 돋보이는 사진 211장이 눈여겨볼 만하다. 세상을 바꾸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사진들로 꾸린 ‘에필로그’도 기대된다. 두 섹션에는 ‘보통 사람들이 꾸려가는 일상이 드라마를 만든다’는 전시의 핵심 전언이 담겼다. ‘에필로그’ 섹션의 사진 하나를 함께 보자. 큰 광주리에 사람이 들어가 있다. 광주리는 물에 떠 있다. 직부감(위에서 수직으로 아래를 향함)으로 찍은 사진. “2011.1.5 인도 남부 페리야르강에 어부가 배에서 그물을 정리하고 있다. 부인은 노를 젓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큰 광주리에 갇힌 그들의 고단한 삶, 독특한 배 모양, 차림새, 생활도구 등 여러 정보가 보인다. 뉴스와 상관없이 기록물로도 손색없다. ‘로이터 클래식’ 섹션은 20세기 굵직한 사건의 순간들, 퓰리처 수상작 등 <로이터>의 기념비적 사진 29장을 추렸다. ‘이모션’ 섹션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사진 28장이 전시된다. ‘트래블 온 어스’ 섹션에는 자연·동물·문화를 담은 사진 33장, ‘리얼리티’ 섹션에는 현장감 넘치지만 <로이터>의 시각이 돋보이는 사진, ‘스포트라이트’ 섹션에는 현재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사회적 이슈를 담은 사진들이 한데 모였다. 슬픔을 들여다보는 법 사진은 보이는 대로 찍는다. 그러나 보이는 대로 보면 안 된다. ‘이모션’ 섹션에 군인들이 뒤엉켜 우는 사진이 있다. 그것만 보지 말자. 사진 설명은 이렇다. “2009.1.7 가자지구 작전에서 전사한 전우의 장례식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전우의 죽음. 슬프다. 거기까지다. 이 사진에서 ‘2009.1.7 가자지구’를 더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저 슬픔의 이면을 독해할 수 있다. 전시 관람을 돕기 위해 <로이터> 베이징 주재 수석기자이며 북한을 여러 차례 취재한 다미르 사골리(Damir Sagolj)가 7월2일 사진전 안내(도슨트)를 맡는다. 참가 신청은 로이터 사진전 공식 페이스북( www.facebook.com/haniculture)과 인스타그램( @reutersdrama)에서 하면 된다.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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