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민이기 때문에, 제 직업이 가진 기술이 현장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간 것입니다. 저는 애국자나 영웅이 아닙니다. …고위 공무원들에게 묻습니다. 저희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칩니다. 그런데 사회지도층인 그분들은 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지, 노가다인 저희들보다 훌륭한 분들인데….” 잠수사들은 사건 이후 명령을 따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결정으로 전남 진도 팽목항에 남아 있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물속에 뛰어들고 또 뛰어들었다. 자신들이 희생자 가족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절감했기 때문이다. 청문회에서 잠수사들의 말은 어눌했다. 하지만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나온 말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말은 유가족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했다. 말을 하는 그들은 울었고 말을 듣는 유가족들도 울었다. 그들이 말을 마치자 유가족들은 큰 박수를 쳤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잠수사들의 말을 들으며 또 다른 책을 떠올렸다. 에바 포겔만이라는 학자가 나치 치하에서 어려움에 처한 타인들을 도와준 사람들을 연구하고 쓴 <양심과 용기>라는 책이었다. 포겔만에 따르면 그들은 영웅적 희생정신과 신념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말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고 같은 상황이 와도 또 그렇게 할 것이다.” 팽목항의 잠수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에게 선행이란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지극히 필연적인 행동이었다. 포겔만이 자신의 책에서 제시한 개념은 바로 ‘선의 평범성’이었다. 심보선 시인·사회학자
“저는 국민이기 때문에, 제 직업이 가진 기술이 현장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간 것입니다. 저는 애국자나 영웅이 아닙니다. …고위 공무원들에게 묻습니다. 저희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칩니다. 그런데 사회지도층인 그분들은 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지, 노가다인 저희들보다 훌륭한 분들인데….” 잠수사들은 사건 이후 명령을 따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결정으로 전남 진도 팽목항에 남아 있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물속에 뛰어들고 또 뛰어들었다. 자신들이 희생자 가족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절감했기 때문이다. 청문회에서 잠수사들의 말은 어눌했다. 하지만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나온 말이었다. 무엇보다 그들의 말은 유가족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했다. 말을 하는 그들은 울었고 말을 듣는 유가족들도 울었다. 그들이 말을 마치자 유가족들은 큰 박수를 쳤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잠수사들의 말을 들으며 또 다른 책을 떠올렸다. 에바 포겔만이라는 학자가 나치 치하에서 어려움에 처한 타인들을 도와준 사람들을 연구하고 쓴 <양심과 용기>라는 책이었다. 포겔만에 따르면 그들은 영웅적 희생정신과 신념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말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고 같은 상황이 와도 또 그렇게 할 것이다.” 팽목항의 잠수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에게 선행이란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지극히 필연적인 행동이었다. 포겔만이 자신의 책에서 제시한 개념은 바로 ‘선의 평범성’이었다. 심보선 시인·사회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