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장비 탑재한 첨단형 감시기술… 공공의 목적에도 상호성 원칙 지켜야
이제 대기업에서는 공용서버를 통한 사원들의 이메일 감시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사안이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장소에서 공공연한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감시카메라를 우리가 만나는지 살펴보자. 먼저 출근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입구에 있는 카메라가 있다. 지하 주차장에도 있다. 출근길의 도로에도 군데군데 카메라가 있다. 물론 속도나 차선위반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지만 지금의 기술로도 각 운전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현금지급기 안에는 카메라가 있으면 어떤 경우에는 앞 뒤 옆에까지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 또한 거의 모든 빌딩의 입구에는 카메라로 모든 출입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하철, 병원, 철도, 공항 등에도 대부분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도심 전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조지 오웰은 이미 오래 전에 이러한 상황을 그의 소설 <1984년>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현재 가장 많은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나라는 바로 오웰이 태어난 영국이다. 영국은 1986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 처음으로 도시 전역에 카메라를 설치한 곳은 런던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린(Lynn)이라는 산업도시였다. 해마다 60여건의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한 이곳에서는 카메라가 설치된 뒤 사건이 크게 줄어들었다. 놀랍게도 최근 2년 동안에는 한건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고무된 영국 정부는 1995년부터 특별예산을 배당해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장했다.
현재 이 사업은 사기업인 영국통신(British Telecommunications)과 국영 전화국 주도로 확장되고 있다. 목표는 거리와 시장 등과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구역을 커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도 전화선을 통해 특정지역의 카메라를 통한 이미지를 관찰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전 도로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차량에 개별적인 추적과 감시를 하려는 계획도 진행중이다. 영국인들은 이러한 전 국가적 ‘전자눈’(electronic eyes)을 현대사회를 유지하는 4가지 요소 즉 석유, 물, 전기, 통신에 추가하여 제5의 기반설비라고 부르고 있다. 최근 들어 감시카메라는 대상자들이 이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교묘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면 탁상시계형, 표지판형(즉 ‘출입구’라고 쓰인 얇은 플라스틱 형광판 내부에도 카메라를 넣을 수 있다), 흡연감지기형, 넥타이핀형 등. 문제는 이러한 불특정한 이미지를 단순히 저장하고 전송하는 데 있지 않고 갈수록 감시장비 자체에 고급의 지능적인 기능이 부가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플로리다 탐파(Tampa)에서 열린 ‘슈퍼볼’ 미식축구시합 경기장에는 VIISAGE 테크놀로지사의 얼굴인식 시스템이 가동됐다. 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이 시스템 카메라는 밀려드는 모든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이미 기록된 전과자나 용의자들의 얼굴과 비교해 19명의 해당자를 찾아냈다. 물론 그들을 따로 체포하지는 않았고 단순히 시스템의 성능을 실험해본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탐파지역의 경찰서는 길거리 카메라와 Visionics사의 얼굴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예비범죄자들을 감시해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목적의 연구는 미 국방성을 중심으로 1997년부터 시작됐다. 이 연구의 목적은 대략 150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도 정밀한 카메라로 각 사람을 정확히 인식해내는 것이다. 이름하여 ‘휴먼 ID’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카메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이용해서 개별 사람들을 구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굴모양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몸에서 발산하는 열선의 양과 그 분포, 피부의 번들거림과 거침정도도 이용된다. 레이저 측정장치를 동원해 신체의 모든 특성을 기록한다.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의 추세로 볼 때 아마도 이런 식으로 모든 국민을 휴먼 ID로 등록하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군사기관이나 주요 연구소 종사자, 흉악범 등에 대해서는 당장 시행의 가능성이 있다. 전자적 ‘휴먼 ID’… 복도에도 감시장치가
사람의 걸음걸이를 이용한 ‘영리한 마루판’ 감시장치도 개발되어 있다. 개인의 걸음걸이 특성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복도 바닥에 간단한 감지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즉 복도를 지나다니는 사람의 걸음걸이만 이용하여 연구소 내에 누가 어디로 가는지, 어디서 얼마나 머물렀는지, 또는 외부인이 들어왔는지, 그리고 그가 어디로 돌아다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영화에도 보듯이 벽 카메라를 피해서 복도를 지날 수는 있지만 스파이더맨이 아닌 다음에야 바닥에 발을 붙이지 않고 돌아다니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IBM에서는 ‘블루아이’(BlueEye)라는 얼굴표정 인식시스템을 개발해 대형 쇼핑물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제품을 구경하는 구매자들의 눈빛, 얼굴표정, 찡그리는지 미소짓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어떤 물품이 어떤 반응을 얻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고 있다. 동시에 매장에 어떤 물건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를 계산해낸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히 사람들의 형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정서적인 면까지 분석해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면에서 더욱 진보된 감시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것은 별로 기분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강도들이 현금인출기를 이용하여 돈을 빼내다 감시카메라에 잡혀 체포되는 일과 같이 우리가 피해를 보는 프라이버시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득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능적인 유괴범들이 변조된 휴대폰을 이용해 부모를 협박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휴대폰 위치추적에 대한 법적인 강제가 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손해보는 프라이버시에 대해 그것이 가져다줄 긍정적인 사회적 질서유지가 얼마만한 것인가이다.
프랑스에 있는 ‘포세이돈’사는 수영장 사고만을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일상적으로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의 패턴과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사고가 난 상태를 정확히 몇초 이내에 구별해 이를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수영장에 설치해둔 이 시스템 덕택에 익사 직전의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 수영장 밖으로 끌려나온 사람은 의식불명이었지만 다행히 빠른 시스템으로 그는 다음날 바로 퇴원할 수 있었다. 이와 유사하게 자동차가 사고를 항상 감시해 일정 이상의 사고일 때 특정 전화로 사고신고를 할 수 있는 장치도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의식을 잃었을 때 이런 장치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전 지역적인 감시의 긍정적인 면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영국의 예를 즐겨든다. 영국은 감시카메라 덕택에 노상사고(강도, 폭행)가 50% 정도 줄어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기술의 개발정도에 비해서 제도적 장치는 매우 느리게 따라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마약혐의자를 추적하기 위해 건물 내부를 감시하는 무단 열선감지장치의 이용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감시기술을 독점하는 정부당국의 신뢰성에 있다. 최근 우간다에서는 매표에 의한 대리투표를 방지하기 위해서 투표인 명부확인용 얼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순수하게 그 목적대로 사용될지 아니면 반정부세력을 색출하고 감독하는 수단일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나를 감시하려면, 당신도 감시당해야
공공의 안녕을 위한 감시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지켜져야 할 원칙은 감시하는 자 역시 감시당하는 사람들에게 감시를 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호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의 안녕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감시의 추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입법과 기술적 안전성, 그리고 모든 관리과정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공개를 원칙으로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감시는 반드시 민주적이고 상호성의 원칙으로 진행돼야 한다. 만일 누군가가 우리를 감시하고 싶다면, 우리에게도 누군가를 감시할 권리가 주어야만 할 것이다.
조환규/ 부산대 교수·컴퓨터과학

현재 이 사업은 사기업인 영국통신(British Telecommunications)과 국영 전화국 주도로 확장되고 있다. 목표는 거리와 시장 등과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구역을 커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도 전화선을 통해 특정지역의 카메라를 통한 이미지를 관찰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전 도로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차량에 개별적인 추적과 감시를 하려는 계획도 진행중이다. 영국인들은 이러한 전 국가적 ‘전자눈’(electronic eyes)을 현대사회를 유지하는 4가지 요소 즉 석유, 물, 전기, 통신에 추가하여 제5의 기반설비라고 부르고 있다. 최근 들어 감시카메라는 대상자들이 이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교묘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예를 들면 탁상시계형, 표지판형(즉 ‘출입구’라고 쓰인 얇은 플라스틱 형광판 내부에도 카메라를 넣을 수 있다), 흡연감지기형, 넥타이핀형 등. 문제는 이러한 불특정한 이미지를 단순히 저장하고 전송하는 데 있지 않고 갈수록 감시장비 자체에 고급의 지능적인 기능이 부가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플로리다 탐파(Tampa)에서 열린 ‘슈퍼볼’ 미식축구시합 경기장에는 VIISAGE 테크놀로지사의 얼굴인식 시스템이 가동됐다. 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이 시스템 카메라는 밀려드는 모든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이미 기록된 전과자나 용의자들의 얼굴과 비교해 19명의 해당자를 찾아냈다. 물론 그들을 따로 체포하지는 않았고 단순히 시스템의 성능을 실험해본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탐파지역의 경찰서는 길거리 카메라와 Visionics사의 얼굴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예비범죄자들을 감시해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목적의 연구는 미 국방성을 중심으로 1997년부터 시작됐다. 이 연구의 목적은 대략 150m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도 정밀한 카메라로 각 사람을 정확히 인식해내는 것이다. 이름하여 ‘휴먼 ID’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카메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이용해서 개별 사람들을 구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굴모양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몸에서 발산하는 열선의 양과 그 분포, 피부의 번들거림과 거침정도도 이용된다. 레이저 측정장치를 동원해 신체의 모든 특성을 기록한다.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의 추세로 볼 때 아마도 이런 식으로 모든 국민을 휴먼 ID로 등록하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군사기관이나 주요 연구소 종사자, 흉악범 등에 대해서는 당장 시행의 가능성이 있다. 전자적 ‘휴먼 ID’… 복도에도 감시장치가

사진/ 프랑스 포세이돈 테크놀로지사의 수영장 전문감시장비. 수영장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해 사고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 감시기술의 현황 | |
| 회사 | 보유하고 있는 감시기술 |
| Digital Angel Viisage Technology Sarnoff Poseidon Technology Visionics Iridian Technology Advanced Biometric | 체온이나 핏줄 분포 등을 이용해서 어린이, 애완동물 감시 얼굴 모습으로 개인별 식별 눈동자의 홍채의 특징을 이용해서 개인별 식별 수영장 감시 시스템 얼굴 표정 정보를 스마트 카드에 저장, 이를 이용하여 개인별 검증 PC에 설치된 카메라로 사용자의 홍채를 인식, 이를 이용하여 네트워크 사용을 감시 신체의 특정부위(손등)에서 나오는 열선으로 개인식별 |
| (출처 : <Technology Review>, 2001년 9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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