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성룡마니아 김성욱이 추천하는 성룡의 옛 영화 베스트 5

378
등록 : 2001-09-26 00:00 수정 :

크게 작게

폴리스 스토리(1985)

홍콩영화에서 가장 형사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는 이수현이다. 그는 수많은 홍콩 액션영화에서 형사 역을 맡았고, <첩혈쌍웅>에서는 킬러인 주윤발과 대결을 벌이는 인간미 넘치는 형사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폴리스 스토리>에서는 성룡이 이수현의 아성에 도전한다. 국제경찰 특수대원인 성룡이 범죄조직인 추타오 일당과 맞서는 활약상을 다룬 이 영화는 당대 홍콩의 문제(마약·무기 밀매, 경찰의 부패, 홍콩 경제의 이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액션만 보자면 이보다 더한 성룡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 초반의 자동차 추격장면과 후반부 백화점 쇼핑몰에서 벌어지는 성룡의 위험한 곡예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프로젝트 A(1983)


20세기 초 홍콩 근해에서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무리 소탕 임무를 부여받은 해양경찰 성룡이 육군 교관 원포, 어리숙한 도둑 홍금보와 함께 벌이는 영웅적인 이야기. 해적 소굴에서 벌어지는 사실적인 액션, 옛 홍콩의 거리를 질주하는 자전거 추적장면, 여기에 이어지는 거대한 시계탑 위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성룡의 위험한 액션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왜 성룡이 이 영화부터 NG장면을 영화의 말미에 넣으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성룡은 이 장면을 세번 만에 성공했고, 네 번째는 결코 시도할 생각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한마디로 80년대 성룡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영화다.

쾌찬차(1984)

성룡, 원표, 홍금보 트리오가 이제 유럽으로 나섰다. 미모의 스페인 여성 때문에 삼형제는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다. 사설탐정으로 나오는 홍금보의 엉뚱한 연기, 성룡과 원표가 벌이는 거의 기예에 가까운 스케이트보드 타기, 스페인의 도시를 질주하는 자동차 액션이 볼 만한 영화다. 스페인 고성의 외벽을 삼형제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올라가는 장면에서 세 액션스타들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 미국 킥복싱 챔피언인 베니와 성룡이 대결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사실적인 액션으로 유명하다. 촬영 내내 성룡은 베니에게 “영화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한판 붙어보자”고 장난을 걸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끝내 격투는 벌어지지 않았다.

미라클(1989)

가장 오랜 제작기간과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성룡의 기적과도 같은 야심작. 성룡의 화려한 액션도 볼 만하지만 그보다는 이야기와 구성, 화려한 세트와 성룡의 내면연기에 더 몰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930년 홍콩을 배경으로 우연히 조직의 보스가 된 성룡이 벌이는 해프닝이 흥미롭다. 같은 해 만들어진 <영웅본색3>에서 주윤발과 사랑을 나누는 여성 킬러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매염방이 이 영화에선 거의 푼수에 가까운 나이트클럽 여가수로 출연한다. 매염방의 푼수 연기는 <홍번구>(1995)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용형호제2>(1990)

손등에 과자를 얹어놓고 탁 쳐서 입으로 받아먹는 기예(?)를 선보인 1986년작 <용형호제>도 볼 만하지만 모로코 사막을 배경으로 만든 속편이 더 흥미진진하다. <쾌찬차>에서 삼형제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 영화에선 세명의 여자가 성룡을 따라다닌다. 사람들은 그걸 ‘성룡 걸’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본드 걸’과 같은 성적인 느낌은 전혀 없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거대한 프로펠러가 내뿜는 바람에 몸을 실어 악당에게 일격을 가하는 성룡의 ‘슈퍼맨식 액션’장면은 기발하다 못해 경이롭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