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31일 서울 홍익대 앞 클럽 ‘빵’에서 공연을 하는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 밴드. 해고된 뒤에 기타를 배운 이들의 유랑문화제는 연대하는 문화인들과 함께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명진
그 결과 2012년 1월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밴드(이하 콜밴)를 결성했다. 시민들은 소셜펀딩을 통해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에게 악기를 선물했고, 음악가들은 그들의 멘토가 되어 음악을 가르쳤다. 콜밴은 이제 전국 곳곳의 해고노동자, 사회적 약자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하고 연대한다. 지난 7월26일 저녁 서울 대한문 앞에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바로 전날 남대문경찰서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의 변호사 4명을 연행할 정도로 살벌한 그곳에서 때아닌 춤판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이 서울과 인천을 돌아다니며 개최하고 있는 ‘유랑문화제’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대한문 앞을 찾은 것이다. 이제 제법 능숙한 무대 매너까지 자랑하는 콜밴은 다른 정리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감동의 오프닝 무대를 선물했다. 그리고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음악가 ‘야마가타트윅스터’는 경찰의 교통통제용 장비를 고깔모자처럼 머리에 뒤집어쓰고 “돈만 아는 저질”이라는 노래 가사를 반복하며 댄스파티를 열었다. 야마가타트윅스터의 팬들을 비롯해 유랑문화제에 참여했던 시민들까지 흥에 겨워 동참했고, 순식간에 대한문 앞과 시청광장을 오가는 막춤 페스티벌이 벌어졌다. 지난 수개월 동안 대한문 앞 화단을 지키며 방석 하나, 피켓 하나 허용하지 않던 공권력도 음악의 힘, 막춤의 바다 앞에서 무기력해졌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글리> 속 한 장면처럼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와 음악인들은 대한문 앞을 음악과 춤으로 점령했다. 지금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과 음악·예술의 연대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홍대 앞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자립음악생산조합’은 8월11일 오후 4~10시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콜트 불바다-우리가 진짜 콜트다’라는 페스티벌을 준비 중이다. 두 개의 무대에서 야마가타트윅스터, 흐른, 회기동단편선, 빅베이비드라이버, 김목인,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등이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에 대한 지지는 물론 콜트 기타 불매를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은 이번 페스티벌의 취지에 대해 “노동과 음악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콜트는 나쁜 기업”이라며 “그들이 생산하는 기타, 그리고 모든 생산물에 대해 불매할 것을 동료 음악가들과 시민들에게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위해 소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의 문제를 알리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콜트 불바다’ 이어 연극 <햄릿> 요즘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은 연극 공연도 준비 중이다. 인문학 연구모임 ‘수유너머R’ 등에서 활동 중인 공연팀 ‘진동젤리’가 제안한 이번 연극은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햄릿>이다. 햄릿과 클로디어스를 비롯해 주연배우 대부분이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인데, 11월 첫 주에 서울 대학로의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의 연주와 연기가 <글리> 속 배우들보다 못하겠지만, 그 열정과 감동만큼은 결코 덜하지 않을 것이다.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은 이제 자본으로부터 버려진 해고노동자의 삶이 아닌 음악과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그들은 “기타는 착취를 위한 도구가 아니며 자유와 연대를 위한 악기”라는 사실을 이미 깨달았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