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궤도상에 떠도는 엄청난 이물질들… 위성 폭발사고 등 끔찍한 사고 낳을 수도
내 머리 위로 우주인의 배설물이 떨어진다면….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주인들의 배설물은 우주선 내에서 특별한 용기에 빨려들어간 뒤 대기권 진입 시점에 외부로 배출해 연소시키는 탓이다. 하지만 자칫 실수로 우주선에서 인간의 배설물이 우주공간으로 빠져나온다면 끔찍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배설물이 엄청난 폭발물질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얼어붙은 배설물이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다가 위성에 부딪혀 충돌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옛소련이 1957년 7월4일 금속제 구형 로켓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뒤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 우주는 이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다. 인간의 손길이 미치는 곳마다 우주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폐품 처리장으로 전락한 우주공간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공간에는 무수한 이물질이 떠돌고 있다.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이나 떠돌이별, 혜성의 꼬리 등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지구 2000km 이내 궤도상에서만 이물질로 보이는 물체가 200kg이나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자연 발생적인 우주쓰레기는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름이 1mm 안팎인 까닭에 저비용의 방패막이로 제어할 수 있다. 이미 아폴로와 스카이랩 등의 우주선은 지름 3mm까지의 자연적인 우주쓰레기에 대처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문제는 인공적인 우주쓰레기(Artificial Space Debris)이다. 우주라는 ‘최후의 오지’를 무대로 하는 탐사·연구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수많은 위성체와 부산물들이 우주쓰레기로 탈바꿈하는 탓이다. 위성체와 우주발사체 등에서 발생한 우주쓰레기는 지구궤도에만 무려 2천여t이나 떠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지구궤도를 둘러싸고 있는 추적 가능한 물체 가운데 정상적인 위성으로 활동하는 것은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우주를 향해 위성을 쏘아올린 40여년 동안 2만5천여번의 우주발사 실험이 이뤄졌다. 그 가운데 9천여개의 위성이 궤도상에 남아 있는데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위성은 900개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임무를 마치고 수명이 다한 위성이거나 버려진 로켓 및 탑재장치, 궤도상에서 붕괴되어 잔해만 남은 것들이다. 문제는 우주쓰레기로 전락하는 물질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해마다 대략 230여개의 위성이 지구궤도에 진입하기에 우주쓰레기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우주센터를 세워 2005년에 저궤도 소형위성을 쏘아올리며 우주시대를 맞이할 예정이다. 우주쓰레기를 남의 일로 여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주공간을 ‘폐품처리장’으로 만드는 물질은 수두룩하다. 지구궤도상에 있는 우주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위성의 파편이다. 배터리의 잘못된 작동이나 전기적 장애로 인한 폭발에 의한 위성 파괴의 로켓 상단 분열과정에서 생기는 우주쓰레기들이다. 1997년 1월 맥도널 더글러스(MD)사가 쏘아올린 델타 로켓은 우주공간에서 폭발해 수백만개의 우주쓰레기를 남겼다. 현재 궤도상에 남아 있는 우주쓰레기의 3분의 1이 델타 로켓의 잔해들이다. 위성을 쏘아올리고 정상적인 작동을 하는 상태에서도 우주폐기물이 발생한다. 로켓이나 렌즈 캡슐, 분리장치, 추진연료 탱크 등을 비롯해 우주선 내의 기압을 유지하는 전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폐기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위성 제작과정에서 기기를 버리지 않는 설계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은 노화로 인해 궤도상에서 폐품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임무를 마친 위성이 지구궤도를 탈출하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위성의 도킹이나 랑데부 때 분사되는 연료의 찌꺼기도 우주공간을 오염지대로 만든다. 우주쓰레기들은 가공할 만한 위험을 간직하고 있다. 폐품으로 전락한 위성들은 물론이고 우주정거장 등지에서 작업도중 실수로 버린 나사못도 엄청난 폭발을 야기하는 탓이다. 우주쓰레기가 있는 곳은 지구의 환경과 전혀 다르다. 당연히 우리가 모르는 우주의 법칙에 우주쓰레기가 영향을 끼치면서 미묘한 균형상태를 깨뜨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주공간의 쓰레기들은 지구궤도에서 초당 10km 이상의 충돌속도로 움직여 아무리 작은 물체라도 위성을 파괴할 수 있다. 1cm 크기의 알루미늄이 위성과 충돌하면 무게 200kg의 물체가 시속 100km의 속도로 움직여 충돌하는 파괴력을 지닌다. 그런데 지름 1cm 정도짜리 수십만개의 물체들은 추적조차 불가능한 형편이다. 우주선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주쓰레기들은 운용중인 위성의 전파를 간섭하며 예기치 않은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지구궤도에 진입하는 위성이 급증함에 따라 위성간 혹은 위성과 우주폐기물 사이의 충돌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정상적인 위성에 손상을 입히는 우주적 충돌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첫 번째 사건은 1996년 7월 프랑스의 인공위성 세리스(Cerise)가 1986년에 발사된 아리안 로켓의 파편과 충돌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이다. 미국의 우주왕복선들도 이미 여러 차례 1mm 안팎의 우주쓰레기 세례를 받아 유리창을 교체하기도 했다. 이중벽으로 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대략 3cm의 우주쓰레기의 명중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그보다 큰 우주쓰레기가 다가온다면 사전에 대피하는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유인 우주활동이 이뤄지는 고도 400km 이하의 공간에는 우주쓰레기의 밀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대기권 상층의 공기역학적 인력이 작은 물체들을 끌어당겨 태우기 때문이다. 충돌사고 막기 위한 지구적 대처 절실
우주공간에서는 보통 지름 1mm 미만의 작은 입자가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작은 파편일지라도 외부에 장착된 태양 전지판이나 카메라 렌즈, 망원경 반사체 등을 손쉽게 망가뜨리는 것이다. 만일 10cm 크기의 우주쓰레기라면 1kg당 1200kg의 우주선을 파괴할 수 있다. 그래서 북미우주방어사령부(NORAD)는 날마다 3만5천여개의 우주쓰레기를 추적하고 있다. 아무리 지구에서 우주의 물체를 추적해도 충돌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추적이 불가능한 작은 파편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최근에는 지구궤도상의 물체를 추적하는 데 슈퍼컴퓨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우주쓰레기의 모델링을 통해 폭발 뒤 발생하는 위성 파편의 궤도까지 예측해 충돌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파악하려는 것이다.
우주를 선점하기 위한 ‘골드러시’가 한창인 지금, 우주쓰레기는 지구환경보다 강력한 위험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잠재적인 충돌 가능성에 그쳐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처도 미흡하다. 유엔 차원에서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COPUOS)가 1994년에 발족돼 위성간 충돌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기도 했다. 당시 위원회는 수명을 다한 쓰레기 위성의 처리비용을 받는 ‘우주 영역점유비 부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제적인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뚜렷한 효과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주쓰레기를 삼키는 ‘스냅(snap)위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정도이다. 우주공간에서 하이에나처럼 우주쓰레기를 ‘덥썩 무는’ 6kg짜리 스냅위성. 이 위성은 지구궤도상에서 우주쓰레기에 달라붙은 뒤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화장’되면서 생을 마감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우주공간에 위성을 잇따라 쏘아올리면서도 지구궤도를 분석하는 것은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 우주센터를 설립해 우주 점유권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한반도 상공의 우주쓰레기에 먼저 관심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도움말 주신 분
은종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통신위성개발센터 통신위성시스템 연구팀장
김수병 기자 soob@hani.co.kr

사진/ 지구궤도상에는 수많은 우주쓰레기들이 떠돌고 있다. 이 쓰레기들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여 가공할 만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 우주쓰레기가 위성과 우주선을 위협하고 있다. 추적 불가능한 우주쓰레기가 LDEF 위성에 남긴 충돌 흔적.
현재 지구궤도를 둘러싸고 있는 추적 가능한 물체 가운데 정상적인 위성으로 활동하는 것은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우주를 향해 위성을 쏘아올린 40여년 동안 2만5천여번의 우주발사 실험이 이뤄졌다. 그 가운데 9천여개의 위성이 궤도상에 남아 있는데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위성은 900개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임무를 마치고 수명이 다한 위성이거나 버려진 로켓 및 탑재장치, 궤도상에서 붕괴되어 잔해만 남은 것들이다. 문제는 우주쓰레기로 전락하는 물질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해마다 대략 230여개의 위성이 지구궤도에 진입하기에 우주쓰레기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우주센터를 세워 2005년에 저궤도 소형위성을 쏘아올리며 우주시대를 맞이할 예정이다. 우주쓰레기를 남의 일로 여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주공간을 ‘폐품처리장’으로 만드는 물질은 수두룩하다. 지구궤도상에 있는 우주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위성의 파편이다. 배터리의 잘못된 작동이나 전기적 장애로 인한 폭발에 의한 위성 파괴의 로켓 상단 분열과정에서 생기는 우주쓰레기들이다. 1997년 1월 맥도널 더글러스(MD)사가 쏘아올린 델타 로켓은 우주공간에서 폭발해 수백만개의 우주쓰레기를 남겼다. 현재 궤도상에 남아 있는 우주쓰레기의 3분의 1이 델타 로켓의 잔해들이다. 위성을 쏘아올리고 정상적인 작동을 하는 상태에서도 우주폐기물이 발생한다. 로켓이나 렌즈 캡슐, 분리장치, 추진연료 탱크 등을 비롯해 우주선 내의 기압을 유지하는 전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폐기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위성 제작과정에서 기기를 버리지 않는 설계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은 노화로 인해 궤도상에서 폐품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임무를 마친 위성이 지구궤도를 탈출하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위성의 도킹이나 랑데부 때 분사되는 연료의 찌꺼기도 우주공간을 오염지대로 만든다. 우주쓰레기들은 가공할 만한 위험을 간직하고 있다. 폐품으로 전락한 위성들은 물론이고 우주정거장 등지에서 작업도중 실수로 버린 나사못도 엄청난 폭발을 야기하는 탓이다. 우주쓰레기가 있는 곳은 지구의 환경과 전혀 다르다. 당연히 우리가 모르는 우주의 법칙에 우주쓰레기가 영향을 끼치면서 미묘한 균형상태를 깨뜨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주공간의 쓰레기들은 지구궤도에서 초당 10km 이상의 충돌속도로 움직여 아무리 작은 물체라도 위성을 파괴할 수 있다. 1cm 크기의 알루미늄이 위성과 충돌하면 무게 200kg의 물체가 시속 100km의 속도로 움직여 충돌하는 파괴력을 지닌다. 그런데 지름 1cm 정도짜리 수십만개의 물체들은 추적조차 불가능한 형편이다. 우주선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주쓰레기들은 운용중인 위성의 전파를 간섭하며 예기치 않은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지구궤도에 진입하는 위성이 급증함에 따라 위성간 혹은 위성과 우주폐기물 사이의 충돌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정상적인 위성에 손상을 입히는 우주적 충돌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첫 번째 사건은 1996년 7월 프랑스의 인공위성 세리스(Cerise)가 1986년에 발사된 아리안 로켓의 파편과 충돌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이다. 미국의 우주왕복선들도 이미 여러 차례 1mm 안팎의 우주쓰레기 세례를 받아 유리창을 교체하기도 했다. 이중벽으로 된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대략 3cm의 우주쓰레기의 명중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그보다 큰 우주쓰레기가 다가온다면 사전에 대피하는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유인 우주활동이 이뤄지는 고도 400km 이하의 공간에는 우주쓰레기의 밀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대기권 상층의 공기역학적 인력이 작은 물체들을 끌어당겨 태우기 때문이다. 충돌사고 막기 위한 지구적 대처 절실

사진/ 우주왕복선 STS-87의 표면의 우주쓰레기 흔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