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운곤, 이선옥이 뛴다고?
등록 : 2012-07-26 21:32 수정 : 2012-09-05 15:42
베이징 올림픽삼림공원 필드하키장에서 개최된 남자 하키 예선전 한국과 벨기에 전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이 승리를 확정짓는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대회 때마다 하키는 ‘비운의 종목’으로 부각된다. 핸드볼과 함께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풀기 위해 스틱을 쥐고 경기장을 누빈다. 이번 대회도 변함없다. 런던올림픽에서 하키 대표팀에 주어진 또 다른 미션은 ‘세대교체’다. 남녀 동반 출전을 어렵사리 일궈낸 하키 대표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런던을 누빈다. 하키 대표팀은 지금까지 한 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본 적이 없다. 올림픽 최고 성적은 남녀 모두 은메달이다. 여자 대표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하키는 각각 6위와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올림픽 예선을 거쳐 런던행 티켓을 따낸 남자 대표팀과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죽음의 조’ 속에서도 금메달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
험난했던 ‘런던행’ 남자 대표팀, ‘기적’을 꿈꾼다
남자 대표팀의 런던행은 쉽지 않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그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자연스레 남자 대표팀에겐 올림픽 예선 1위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대표팀은 지난 3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올림픽 하키 예선을 치렀다. 올림픽에서의 꿈을 위해 똘똘 뭉친 대표팀은 결국 홈팀 아일랜드와 결승전에 올랐고, 천신만고 끝에 3대2로 승리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런 힘든 과정이 있었기에 이번 올림픽은 더욱 각별했다.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여기에 전략가 김윤동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의 맞춤형 전술과 네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 최고령 여운곤 등 선수들의 실력과 경험은 이번 대회에서 큰 무기가 될 것이다. 한국은 벨기에·독일·인도·네덜란드·뉴질랜드와 예선 B조에서 4강 진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남자 하키의 주포, 이남용은 지난 올림픽 예선에서 혼자 6골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경험과 패기’ 조화 이룬 여자팀의 키워드, ‘속공’
여자하키 대표팀은 경험과 패기로 무장해 이번 대회에 나선다. 33살 이선옥부터 시작해 21살 천은비까지 연령대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는 여자하키는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꿈꾸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를 전기로 삼아야 한다. 여자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을 놓치고도 아시아에 출전권이 한 장 더 배분이 되는 행운을 얻어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남자하키만큼 어려운 조에 속했다는 평가 속에 일본·벨기에·중국·네덜란드·영국과 A조에 편성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다. 무엇보다 홈팀 영국의 반격을 잠재워야 하고, 네덜란드의 아성을 무너뜨려야 4강행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 여자 대표팀이 내세우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속공. 한국 여자하키의 최대 강점인 빠른 역습을 살려 상대를 제압하는 게 임흥신 감독의 전략이다. 최근 여자 대표팀은 분위기가 좋다. 지난 1월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에서 열린 4개국 국제여자하키대회에서 한국 여자하키는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세계 4위 영국에 3대2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것은 홈팀 영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는 디딤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