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어렵지만 들어 올릴 올림픽 2연패

921
등록 : 2012-07-26 21:29 수정 : 2012-09-05 15:42

크게 작게

장미란 선수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
2012년 런던올림픽은 한국 역도 대표팀에겐 특별하다. 1948년, 역사상 최초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한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다름 아닌 역도 종목에서 사상 첫 메달을 수확했다. 대회에 참가한 김성집 대한체육회 고문(93)이 3개월 동안 배를 타고 런던으로 건너가 미들급에서 380㎏을 들어 올려 동메달을 딴 것이다. 시간은 돌고 돌아 64년 만에 돌아온 기회의 땅 런던에서 역도 대표팀은 새로운 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지난해 한국 역도 대표팀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좋은 성적으로 남자부 6개 체급, 여자부 4개 체급 등 한 나라에서 얻을 수 있는 출전권을 모두 확보했다. 한국 대표팀이 모든 체급에 나서는 것은 이번 런던올림픽이 처음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장미란과 사재혁의 금메달 획득을 비롯해 한 편의 드라마를 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결 성숙해진 역도 여제의 출사표

런던을 향하는 장미란의 발걸음은 다소 무겁다. 이번 대회에선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21살이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용상 합계 386kg을 들어 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에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등을 재패하며 한국 역도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후유증을 겪었다. 런던에서 맞붙을 라이벌 저우루루(중국),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 등이 장미란의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위협하고 있다. 이들과의 맞대결이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장미란은 한층 노련해진 모습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회를 한 달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장미란은 “무조건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재혁과 맞설 중국 선수는 누구?

남자역도에선 사재혁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생애 처음 나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단번에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사재혁도 부상의 악몽을 피할 수 없었다. 심각한 어깨 부상으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했다. 하지만 사재혁은 위기를 발판 삼아 더욱 강해졌다. 5회 수술, 1년 여의 오랜 재활을 거친 사재혁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77㎏급 인상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등 부활을 알렸다. 이 대회에서 사재혁은 3관왕에 오르며 런던올림픽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사재혁의 올림픽 2연패를 위해선 넘어야 할 라이벌들이 있다. 중국 역도의 간판스타 슈다진과 류샤오준이 대표적이다. 슈다진과 류샤오준은 2009년 열린 중국 전국체전에서 각각 합계 374kg(인상 165㎏, 용상 209㎏)과 합계 373㎏(인상 170㎏, 용상 203㎏)을 들어 올렸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77kg급에서 사재혁이 세운 합계 366㎏(인상 163㎏, 용상 203㎏)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여기에 중국 대표선발전에서 비공식 세계 신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신예 루하오제도 호시탐탐 금메달을 노리고 있어 중국의 바람을 이겨내는 것이 사재혁에겐 가장 큰 임무로 떠올랐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