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김연경 시대
등록 : 2012-07-26 21:21 수정 : 2012-09-05 15:42
김연경(가운데) 선수가 일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 본선 출전권을 확보한 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여자배구 대표팀이 한국 배구의 자존심을 걸고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남자배구의 탈락으로 남녀 동반 출전의 꿈은 무산됐지만 여자배구 선수들은 특유의 뚝심과 단결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에선 한동안 올림픽 메달 소식이 없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메달을 걸어보지 못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하지만 출발부터 잡음이 일었다. 한국 배구의 대들보 김연경이 이적 과정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림픽 개막하면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4대 구기종목 중 두 종목에만 출전하게 됐다. 남자축구와 여자배구가 그 주인공들. 남녀 농구대표팀의 동반 탈락과 남자배구의 런던행 무산으로 대회 기간 여자배구를 향한 기대와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팀 전술을 공언했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한 에이스 김연경의 공격력을 십분 발휘해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시즌 유럽에서 맹활약을 펼친 만큼 실력과 컨디션 모두 문제될 게 없지만 경기 외적인 문제로 걱정이 생겼다. 사연은 이렇다. 전 소속팀 흥국생명이 김연경에 대한 보유권을 주장하며 임대팀 선택권 논쟁을 벌여왔다. 국제이적동의서만 발급받아 서로의 동의를 이끌어낸다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관계자들 간의 미묘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갈등만 깊어졌다. 하지만 모두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문제는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선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란 것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 또한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과 함께 문제도 좋게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으면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의 동메달 이후 36년 만에 영광 재현에 나선 여자배구 대표팀은 죽음의 조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세계 랭킹 13위인 한국은 미국(1위)과 브라질(2위), 중국(5위), 세르비아(6위), 터키(11위)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2개 조로 나눠 각 조 4위까지 8강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은 8강에만 진출한다면 메달권 진입을 노려볼 만하다. A조는 약체로 평가받는 팀이 대다수다. 죽음의 조 탈출을 위해 한국에 가장 요구되는 것은 수비와 조직력. 모두 똘똘 뭉쳐 합심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로 나선 여자 대표팀은 무엇보다 수비 블로킹과 리시브에서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에이스 김연경(레프트)을 비롯해 라이트 황연주, 레프트 한송이 등 내로라하는 공격 자원들이 합류한 것을 고려하면 탄탄한 수비에 이은 날카로운 공격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한 왼쪽 김연경에게 치우치는 공격 편중은 한국으로선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국내 리그에서 공격력을 뽐냈던 선수들이 가세한데다 세터 김사니와 이숙자의 적절한 볼 분배가 탄력을 받고 있어 여자 대표팀의 대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