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판 ‘우생순’ 개봉 박두
[책 속의 책/2012 런던 올림픽]핸드볼… 윤경신이 리드하고 신구 조화 이룬 남자팀을 주목하라
등록 : 2012-07-26 16:13 수정 : 2012-09-05 15:42
베이징 osc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핸드볼 한국대 아이슬랜드 예선전에서 한국의 13번 윤경신선수가 슛을 시도하고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번엔 여자 핸드볼이 아닌 남자 핸드볼이다. 런던에 입성한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려고 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핸드볼은 한국에 많은 드라마를 안겼다. 열악한 환경, 비인기 스포츠인 탓에 국내에선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기에 그들의 금메달 소식은 자주 우생순으로 불렸다. 핸드볼은 늘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여자 핸드볼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은메달 획득을 시작으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4회 연속 결승에 오르는 등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하지만 남자 대표팀 분위기는 영 딴판이다. 정상급 실력을 자랑했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후로 24년 동안 메달이 없다. 그래서 이번 런던올림픽 플레잉코치 겸 선수로 참가하는 윤경신은 메달을 향한 꿈이 남다르다.
‘올림픽 5수생’ 윤경신이 쓰는 전설
윤경신은 한국 핸드볼과 늘 함께했다. 19살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처음 올림픽에 참가한 뒤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벌써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이번 대회에선 개·폐회식에 한국 대표선수단 기수를 맞게 돼 더욱 감회가 새롭다. 윤경신은 한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할 정도로 월드스타였다. 1995년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뒤 13시즌 동안 7차례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늘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선 득점왕에 오르고도 8강에서 헝가리에 졌고,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스페인에 막혀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스스로 ‘올림픽 5수생’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번 대회도 주변의 만류에도 오랜 고심 끝에 플레잉코치 겸 선수로 출전한다. 윤경신의 존재감으로 힘을 얻는 후배들의 기대와 포기할 수 없는 올림픽 메달의 꿈 등으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윤경신의 눈은 이미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런던에서 4전5기의 메달 신화를 남자 핸드볼에 선물해줄 수 있을지, 핸드볼 팬들은 윤경신의 활약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여자팀, 3회 연속 메달을 향하여
여자 대표팀은 더욱 젊어진 모습으로 이번 올림픽에 나선다. 고무적인 부분은 세대교체가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이 좋고 빠른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와 더욱 노련해진 선배들의 경험이 맞물리면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리란 기대가 높다.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 핸드볼의 ‘맏언니’ 우선희는 “후배들은 기술이 좋고 선배는 경험이 있다. 후배들이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잘 따르고 선배들과 대화도 잘한다. 그런 면에서 세대교체에 따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은 제2의 우생순을 준비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결승까지 올라 덴마크를 상대로 놀라운 의지와 집중력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사연이 영화로 만들어져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3회 연속 메달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만큼 한국 대표팀의 메달 열망은 강하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대표팀은 노르웨이·덴마크·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과 한 조에 편성됐다. 분명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젊어진’ 대표팀은 모두 특유의 자신감으로 대회에서 활약을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