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개인전은 한국이 도전자다

921
등록 : 2012-07-26 15:45 수정 : 2012-09-05 15:40

크게 작게

6월27일 오전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양궁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현주, 기보배, 이성진, 김법민, 오진혁, 임동현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효자 종목’ 양궁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세계 최강 양궁이 전 종목 석권으로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자타공인 최고라 자부하는 한국 양궁은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쓴맛을 봤다. 남녀 단체전 금메달은 땄지만, LA올림픽부터 한 차례도 빼앗기지 않던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중국에 내줬다. 중국의 텃세와 세계 양궁계의 견제에 밀린 결과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양궁은 새로운 경기 방식이란 장애물을 통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양궁 종목에선 ‘세트제’를 도입하기로 결정이 났다. 세트제는 한 세트당 3발씩 쏘고 난 뒤 이긴 쪽이 2점을 얻고 진 쪽은 0점을 받는다. 무승부는 1점씩 가져간다. 최대 5세트를 진행해 세트 점수가 높은 쪽이 승리한다. 마지막까지 동점일 경우 연장전인 ‘슛오프’를 통해 승부를 가린다. 슛오프는 선수들이 추가로 한 발씩 더 쏴 과녁 중심에 더 가까운 곳을 맞춘 선수가 승리하는 것이다.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릴 때는 한 발의 실수가 경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세트제를 시행하면 한 발 실수해도 해당 세트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수들은 끝까지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이런 견제에도 한국 대표팀은 걱정 없다. 임동현·오진혁·김법민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과 기보배·이성진·최현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훈련을 통해 집중력을 길렀다.

한국의 남자 개인전 첫 금메달은?

양궁은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다. 역대 한국의 올림픽 금메달 68개 가운데 총 16개 금메달을 획득해 전체 금메달의 약 23.5%를 차지할 정도다. 이 가운데 안타깝게도 남자 개인전에서 획득한 금메달은 없다. 한국 양궁은 남자 개인전에 ‘한(恨)’을 품었다. 단체전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남자 양궁은 런던올림픽에서 그간의 아쉬움을 풀려고 활시위를 더욱 세게 당기고 있다. 올림픽 세 번째 출전을 앞둔 한국 양궁의 간판 임동현은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남자 개인전에서 696점의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데다 세계 무대 경험이 런던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예고한다. 하지만 개인전에선 한국은 세계 톱 랭커들을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미국의 세계랭킹 1위 브래디 엘리슨이 경계 대상으로 손꼽힌다. 몰아치기에 능한 엘리슨은 세트제로 전환된 이후 세계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신감도 대단하다. 엘리슨은 와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정말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자신만만했다”며 “그러나 그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지금은 세계 각지의 많은 선수가 그들을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없지만 기보배가 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친 여자 대표팀은 경험과 실력,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이성진이 복귀했고, 여자 양궁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기보배가 건재한 가운데 최현주가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682점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박성현은 없지만 새로워진 대표팀은 금메달을 자신한다. 대표팀의 2관왕을 위해서 공략해야 하는 종목은 단연 여자 개인전. 하지만 여자 개인전 역시 라이벌이 건재해 보여 쉽지 않는 메달 레이스가 될 공산이 크다. 남자 개인전과 같이 여자 개인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세계순위 정상의 선수들과 경쟁해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현재 여자 개인전 세계랭킹 1위는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다. 18살의 어린 나이에도 당찬 활시위로 한국 양궁을 위협하고 있다.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