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책의 분석은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논쟁에도 함의를 던진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는 이른바 ‘747공약’(7%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내세워 당선됐다. 이제는 ‘공약’(空約)으로 판명된 이 공약이 이뤄졌다면 과연 한국에 ‘유토피아’가 도래했을까. 최소한, 국민의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올라갔을까. 이 책에서 제시했듯,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사회지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누리집을 보면, 2011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1700달러로 추산됐다. 그렇지만 소득 5분위 배율은 2007년 7.09에서 2010년 7.74로 올라, 오히려 소득 불평등이 심화했다. 셋째,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심지어 부자들도 부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이다. 평등한 사회에서 평균수명이 길고 범죄율이 낮은 것은 사실 당연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빈곤층의 인구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어떨까? 미국의 부자들은 일본의 부자들보다 삶의 질이 높지 않을까? 윌킨슨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책에 소개된 여러 통계 가운데 두 가지만 살펴보자. <미국의학협회저널>의 자료를 보면, 미국인과 잉글랜드인이 교육 수준에 따라 당뇨병·고혈압·암·폐질환·심장질환 등을 앓는 비율을 보니, 모든 계층에 걸쳐 미국인들이 잉글랜드인보다 모든 질환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과 스웨덴을 비교해보니, 상대적으로 더 평등한 스웨덴의 국민이 모든 직업군에 걸쳐 영국인들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윌킨슨 교수는 “불평등이란 사회 전반에 퍼지는 공해 물질처럼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새 책은 2009년 출판되자마자 영국에서 큰 파문을 던졌다. 그럴 법도 했다. 영국 역시 비교 대상이 된 23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불평등한 나라였다. 건강 및 사회 지표가 좋게 나올 턱이 없었다. 특히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이끈 우파그룹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둘째, 책의 분석은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논쟁에도 함의를 던진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는 이른바 ‘747공약’(7% 경제성장률,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내세워 당선됐다. 이제는 ‘공약’(空約)으로 판명된 이 공약이 이뤄졌다면 과연 한국에 ‘유토피아’가 도래했을까. 최소한, 국민의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올라갔을까. 이 책에서 제시했듯,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사회지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누리집을 보면, 2011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1700달러로 추산됐다. 그렇지만 소득 5분위 배율은 2007년 7.09에서 2010년 7.74로 올라, 오히려 소득 불평등이 심화했다. 셋째,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심지어 부자들도 부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점이다. 평등한 사회에서 평균수명이 길고 범죄율이 낮은 것은 사실 당연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빈곤층의 인구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어떨까? 미국의 부자들은 일본의 부자들보다 삶의 질이 높지 않을까? 윌킨슨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책에 소개된 여러 통계 가운데 두 가지만 살펴보자. <미국의학협회저널>의 자료를 보면, 미국인과 잉글랜드인이 교육 수준에 따라 당뇨병·고혈압·암·폐질환·심장질환 등을 앓는 비율을 보니, 모든 계층에 걸쳐 미국인들이 잉글랜드인보다 모든 질환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과 스웨덴을 비교해보니, 상대적으로 더 평등한 스웨덴의 국민이 모든 직업군에 걸쳐 영국인들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윌킨슨 교수는 “불평등이란 사회 전반에 퍼지는 공해 물질처럼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새 책은 2009년 출판되자마자 영국에서 큰 파문을 던졌다. 그럴 법도 했다. 영국 역시 비교 대상이 된 23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불평등한 나라였다. 건강 및 사회 지표가 좋게 나올 턱이 없었다. 특히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이끈 우파그룹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