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과의 환담을 앞두고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재벌들의 밥그릇>(홍익출판사 펴냄)을 읽는 일은 통쾌하고 서글프다. 필자인 곽정수 <한겨레21> 기자는 지난 2~3년 사이 우리 사회에서 불거진 재벌 문제들의 맥을 하나씩 짚었다. 정부와 대기업이 함께, 혹은 대기업만 따로 우리를 향해 퍼트린 말과 논리들을 필자는 뒤집어보고, 모로 보고, 반대의 이야기로 풀어보았다. 2010년 5월부터 <한겨레21>에 연재된 ‘곽정수의 경제 뒤집어보기’와 대기업 관련 기사들을 단행본의 틀에 맞춰 갈무리한 결과다. 그의 말은 통쾌하게 이치에 닿았고, ‘그들’의 거짓말은 적나라해서 서글펐다. 이 속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시장 프렌들리이고, 이는 서민 프렌들리와 일치한다”(이명박 대통령, 2009년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특별 기자회견)는 정권의 논리가 어떻게 대기업들에 일방적인 특혜로 이어졌는지 드러난다. 정부의 노골적인 대기업 밀어주기와 대기업의 약탈적 하도급 거래의 결과인 ‘승자독식’의 현황도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사이의 영업이익률은 2007~2010년 2.9%포인트에서 9.8%포인트로 3배 이상 벌어진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을 돕는 것이 대기업에도 도움이 된다”(이건희 회장, 2011년 1월 신년 하례식)는 대기업들이 실제로는 “동반성장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기업이 위축되고, 지나친 규제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도 해가 된다”(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2011년 6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라고 으름장을 놓게 되는 것도 거슬러 올라가 살펴볼 수 있다. 한 가지 질문. 우리 사회가 ‘잘나가는’ 대기업의 발목을 굳이 잡아가며 까칠하게 문제 삼을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의 말이다. “재벌 문제가 곧 중소기업의 문제이고, 동반성장 문제이며, 이것은 한국 경제의 양극화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재벌이라는 새장에 갇혀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물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도 불가능하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