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는 화려한 출연진과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지만 ‘아이돌만의 잔치’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소녀시대가 이 시상식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받는 모습. CJ E&M 제공
거대 기획사 눈치보기 논란 특정 기획사 편향 등 공정성 시비 또한 여러 시상식의 고질적 병폐다. 지난해 MAMA에는 SM 가수들이 먼저 불참을 선언했고, MAMA는 그들에게 주요 상을 주지 않았다. 주요 상은 YG와 JYP 가수들에게 돌아갔다. 거꾸로 지난해 골든디스크 시상식에는 YG 가수들이 불참한 가운데 SM 가수들이 주요 상을 휩쓸었다. 특히 골든디스크 쪽은 홈페이지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가수는 수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명시해 조건부 수상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동방신기 일부 멤버가 결성한 JYJ가 선정 과정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음원·음반 판매량에서 큰 성과를 올렸음에도 대부분의 시상식에서 후보조차 못 든 것 또한 거대 기획사(SM)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있다. 이와 같은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려는 시상식도 있다. 디지털 음원 판매량 등을 중심으로 한 ‘멜론뮤직어워드’(MMA)와 2012년 2월 처음으로 열리는 ‘가온차트어워드’가 그것이다. MMA는 음원 사이트 멜론이 주최하고, 가온차트어워드는 여러 음원 사이트 결과를 취합해 발표하는 가온 차트가 주최한다. 철저히 판매량 위주로 선정하는 미국 빌보드뮤직어워드와 비슷한 형태다. 공정성 시비가 일 여지가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조건 많이 팔린 음악에 상을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영화시상식만 봐도 작품성을 고려하지 않고 관객이 많이 든 영화에 상을 주는 경우는 없다. 그래미어워드의 경우,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판매량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한국판 그래미어워드를 지향하는 시상식도 있다. 판매량, 인기도 등을 제외하고 오로지 음악성만 기준을 삼아 전문가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한국대중음악상(KMA)이다. 대중음악 또한 예술의 한 분야임을 일깨우는 등 여러모로 의미 있는 시도이지만, 상당수 수상이 대중에게는 생소한 인디음악인에게 집중되다 보니 ‘그들만의 리그’라는 얘기도 듣는다. 이는 기형적으로 아이돌에만 쏠린 주류 가요계와 미디어의 생리 탓도 있다. 어찌 됐든 한국대중음악상으로선 대중 기호와의 괴리를 좁혀가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노력하면 로망도 현실이 된다 하나의 시상식이 절대적 권위와 인기도, 대중성을 모두 갖추기는 쉽지 않다. 한쪽을 강화하면 다른 한쪽은 약화되기 마련이다. 6개 가요시상식이 제 각각의 특징과 지향점을 가진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모두 두루 갖추려는 노력을 각 시상식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 결과에 100% 동의하진 않더라도 충분히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요시상식은 음악산업 관계자와 대중 모두의 ‘로망’이다. 그 모두가 노력하면 로망은 현실이 된다. 서정민 기자 한겨레 문화부문 westmi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