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에서 관측한 새천년 첫 번째 개기일식… 작렬하는 태양의 장엄한 순간을 보라
2001년 6월21일. 개기일식으로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검은 태양’이 나타났다. 검은 태양의 어두운 그림자는 남아메리카 동쪽 대서양에서 시작한 지름 약 200km의 달 그림자로 남아프리카의 앙골라의 숨베지역에 상륙해 잠비아, 짐바브웨,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에 걸쳐 인도양에서 끝났다. 이번 개기일식은 잠비아 루사카에서 관측했다. 루사카는 개기식 띠 중심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시내 어디서나 관측이 가능하고, 6월은 건기여서 맑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8월11일의 세기말 개기일식이 유럽 대륙의 중심부를 지난 탓인지, 유난히 개기일식에 광적인 일본인들보다 많은 유럽인들이 이번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남부아프리카로 몰려들었다.
2035년에 한반도에서도 개기일식이…
태양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다행히 달보다 400배 더 멀리 있기 때문에 태양-달-지구순으로 만나면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개기일식은 이 ‘달의 그림자’가 지구표면을 지나는 곳에서만 볼 수 있다. 달의 그림자가 지나는 곳을 ‘개기식 띠’라고 부른다. 이 개기식 띠가 지나는 곳에 위치해야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달 그림자를 벗어난 곳에서는 개기일식을 볼 수 없기에 무조건 개기식 띠로 이동해야 한다. 개기식 띠의 중심으로 갈수록 개기일식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개기식 띠 밖의 넓은 지역은 단순히 부분일식으로 보인다. 부분일식은 4년에 한번 정도 볼 수 있지만 개기일식은 평생에 한번 보기도 어려운 매우 드문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2035년 9월2일 개기일식을 평양에서부터 원산에 걸쳐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보통 개기일식을 단순히 달이 태양을 가리는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개기일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장관을 보여준다. 잠비아 현지시간 1시41분30초경 태양의 7시 방향에서 부분일식이 시작됐다. 일식 관측용 보안경으로 7시 방향에서 달이 진입한 것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부분일식이 약 50%에 이르자 햇빛이 약해지고 선선해졌다. 부분일식이 약 90%에 이르자 하늘이 어두워지고 기온이 하강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개기일식을 약 1분 앞두고, 더이상 보안경이 필요없을 만큼 태양빛이 어두워지자 긴장감 속에 주변이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웅’하는 소리가 사이렌처럼 들려왔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루사카대학에 모인 시민과 관광객이 흥분해서 내는 소리였다. 어느새 밝은 목성이 태양 아래 7시 방향에 나타났다. 3시09분20초경. 달의 계곡 사이로 겨우 태양빛이 빠져나올 때, 엷은 코로나가 ‘검은 달’ 주변으로 다가오면서 검은 태양의 윤곽이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환상적인 첫 번째 다이아몬드링이 만들어졌다. 탄성소리도 잠시, 꺼져가는 촛불처럼 태양빛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시작된다.
대낮은 어두운 밤으로 바뀌고, 지상은 붉은 노을이 진다. 이때 새와 짐승, 곤충들은 밤이 온 줄 착각하고 집으로 향한다고 한다. 그동안 강렬한 태양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홍염과 코로나가 검은 태양 주변에 나타났다. 홍염이 검은 태양 주변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푸른빛의 코로나 휘선이 검은 태양 밖으로 선명하게 뻗은 형상이었다. 마치 검은 태양이 푸른빛으로 지글지글 타오르는 듯했다. 태양 활동이 활발한 탓인지 코로나는 검은 태양을 구처럼 감쌌다. 주변은 온통 탄성과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했다. 이렇게 멋진 광경은 고작 3분11초 동안 지속됐다.
3시12분42초경. 갑자기 1시 방향에서 엄청난 밝기의 태양빛이 작렬하며 두 번째 다이아몬드링을 만들었다. 이때의 모습은 천지를 창조하는 것처럼 밤하늘을 순식간에 대낮으로 만들었다. 태양을 가렸던 달은 점점 물러가고 우리는 다시 보안경을 통해 부분일식을 보았다.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고 자신이 본 것을 믿지 못하는 표정들이다. 흥분된 목소리로 자신이 본 것을 확인하려는 듯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신의 축복인가? 2002년 12월4일 다시 아프리카에 약 1분30초 동안 개기일식이 있다.
루사카=글·사진 김상구/ 천체사진작가·상구천문대장

사진/ 다이아몬드링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검은 태양 주변의 홍염은 태양의 불기둥으로 지구의 약 3배나 되는 규모이다.

사진/ 부분월식이 약 85% 진행했을 때의 거대 흑점군. 이렇게 거대 흑점이 있다는 것은 태양 활동이 활발하다는 증거이다.
사람들은 보통 개기일식을 단순히 달이 태양을 가리는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개기일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장관을 보여준다. 잠비아 현지시간 1시41분30초경 태양의 7시 방향에서 부분일식이 시작됐다. 일식 관측용 보안경으로 7시 방향에서 달이 진입한 것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부분일식이 약 50%에 이르자 햇빛이 약해지고 선선해졌다. 부분일식이 약 90%에 이르자 하늘이 어두워지고 기온이 하강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개기일식을 약 1분 앞두고, 더이상 보안경이 필요없을 만큼 태양빛이 어두워지자 긴장감 속에 주변이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웅’하는 소리가 사이렌처럼 들려왔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루사카대학에 모인 시민과 관광객이 흥분해서 내는 소리였다. 어느새 밝은 목성이 태양 아래 7시 방향에 나타났다. 3시09분20초경. 달의 계곡 사이로 겨우 태양빛이 빠져나올 때, 엷은 코로나가 ‘검은 달’ 주변으로 다가오면서 검은 태양의 윤곽이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환상적인 첫 번째 다이아몬드링이 만들어졌다. 탄성소리도 잠시, 꺼져가는 촛불처럼 태양빛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시작된다.

사진/ 루사카 거리 곳곳에 개기일식 페스티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