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는 남녀 모두에게 고민거리다. 이벤트나 새로운 애무 방법을 개발해도 오래가지 못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르면 결혼 3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남성에게 찾아오는 권태기 문제는 이런 상황과 비슷할 것이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이런 고민을 호소한다. 여성도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매너리즘에 젖어 감흥이 안 날 때 ‘내가 지금 장동건 또는 원빈과 섹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좀더 흥취가 난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한 정보가 이곳저곳에 나와 있다. 다양한 이벤트를 연구하고 예상하지 못한 특별한 방법의 애무를 개발하라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그래야 식상하지 않고 새로운 흥분이 솟아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방법이 잠시 동안은 효과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말 그대로 이벤트는 이벤트지 일상이 아니다. 언제까지 일상을 이벤트화하면서 살 수 있단 말인가. 1년 동안이야 계속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다고 하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다. 비유하자면 매장량이 1년분밖에 없는 유전에서 몇 년 동안 기름을 퍼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무궁무진한 매장량이 있는 유전은 있다. 권태기를 만나지 않게 하는 그 방법은 말초적 테크닉에 있지 않고 우리 삶의 원리 속에 있다. ‘세상의 모든 실체는 변한다’는 진리를 깊숙이 이해하는 것이다. ‘한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같은 강물이지만 물은 흐르기 때문에 바로 전에 만났던 물은 지금 만나는 물과 같지 않다. 마찬가지로 오늘 당신 아내의 감촉은 어제 아내의 감촉과 다를 수밖에 없고 당신 남편의 느낌도 어제 남편의 느낌과는 다르다. 이는 이왕 하는 건데 어떻게든 좋다고 생각을 달리 먹자는 말이 아니다. 달라진 아내를, 그리고 남편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능력이 부족할 뿐이지 매순간 우리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은 명명백백하다. 그러니 우선 오늘은 그저 무심하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다시 보도록 하자. 습관적으로 꼬리표를 붙여 감각의 내용을 머리로 단정해버리니 늘 변하는 실체를 있는 그대로 못 느끼는 것이다. 이를 온전히 느끼려면 우리의 모든 감각이 판단과 평가 없이 깨어 있어야 한다. 항상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감각을 깨워서 ‘지금, 여기’(Here and Now)에만 현존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매순간 새로 경험해야 할 신비만이 존재할 뿐이니 이때 식상하고 지루한 권태기는 없어진다. 이런 원리가 어느 정도 이해된다면 이젠 감각이 온전히 깨어 있도록 몸으로 느껴보는 훈련이 필요하겠다. 간단한 방법 중 하나를 다음 시간에 소개하겠다. 이재형 미트라한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