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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사운드트랙왕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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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6-1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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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00년사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영화음악은 무엇일까. “And I∼∼∼∼” 휘트니 휴스턴의 힘찬 바이브레이션이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던 〈I Will Always Love You〉가 수록된 92년 영화 <보디가드>의 사운드트랙이다. 휘트니 휴스턴이 인기가수로, 케빈 코스트너가 그의 보디가드로 출연한 영화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신통치 않았지만 사운드트랙만은 전세계적으로 1600만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보디가드> O.S.T는 국내에서도 100만장 가까이 팔려나가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위는 98년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 휘트니 휴스턴과 함께 팝계의 디바로 불리는 셀린 디온이 부른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이 그해 최고의 인기곡으로 부상하면서 영화의 인기와 함께 15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3위는 가수 프린스가 음악을 맡았던 <퍼플레인>. 블루스와 댄스 리듬, 펑키한 감각이 어우러진 이 음반은 국내에서는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지만 미국 내 팝차트 40위권 안에 〈Purple Rain〉 〈When Doves Cry〉 등 히트곡을 다섯곡이나 올리면서 1300만장이 팔렸다.

4위는 전세계에 디스코 열풍을 몰고온 <토요일 밤의 열기>. 이 영화는 무명의 신인 존 트래볼타를 디스코의 황제로 등극시켰을 뿐 아니라 삽입곡 〈Stayin’ Alive〉 〈Night Fever〉 등을 만든 비지스 역시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77년 전세계를 뒤흔든 음악영화가 등장한 지 10년 만인 87년 다시 한 음악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치며 5위의 자리에 올랐다. 패트릭 스웨이지가 출연하고 직접 〈She’ Like the Wind〉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한 <더티 댄싱>, 1100만장 이상 팔린 사운드트랙에는 50년대의 히트곡 〈Be My Baby〉 등 시대를 막론한 팝송들이 수록됐다. 애니메이션 가운데 <라이온 킹>의 사운드트랙도 1천만장 가까운 판매기록을 세운 공전의 히트작이다. 톱스타 엘튼 존이 부른 웅장한 스케일의 〈Circle of Life〉가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O.S.T 판매에 효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그럼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음악은 어떤 것일까? O.S.T의 정확한 판매집계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연말마다 라디오의 영화음악프로그램에서 순위 매기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음악’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99년 KBS-FM 라디오에서 5천여명의 청취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가장 좋아하는 20세기 영화음악’ 1위는 <타이타닉>의 주제가 〈My Heart Will Go On〉. <시네마 천국>의 러브테마와 <러브 스토리>의 〈Snow Frolic〉,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제곡 〈Moon Liver〉가 나란히 뒤를 이었다. 5위에 오른 올리비아 허시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A Time for Us〉에 이어 <귀여운 여인>의 〈Oh, Pretty Woman〉, <보디 가드>의 〈I Will Always Love You〉가 올랐다. 설문조사가 음반판매율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정적인 멜로디 중심의 영화음악의 고전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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