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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똑똑하다고 정상에 오르랴

천재적 재능이 아니라 ‘1만 시간의 법칙’이 성공으로 가는 길 <아웃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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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1-21 18:47 수정 : 2010-01-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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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YES24 공동기획] 책, 희망을 속삭이다/ 올해의 책 2009

‘타고난 재능, 피나는 노력’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 통념과 성공 패러다임을 뒤집은 의미 있는 저작. 키워드를 ‘성공’으로 잡고 있지만, 인간이 문화적 배경과 역사적 유산에 따라 얼마나 다른 삶을 영위하는지를 심리학·역사·인류학·사회학·철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본 인간탐구서에 가깝다.

하루 3시간 10년 동안 투자

〈아웃라이어〉

<아웃라이어>의 핵심 개념인 ‘1만 시간 법칙’(하루 3시간을 약 10년 동안 약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 분야의 전문가, 즉 아웃라이어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법칙)이 지난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등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히트작이었다. 기업에서는 창의적인 인재들을 기용해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부모들은 이 책을 통해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팁을 얻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1만 시간 법칙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데, 사실 이 법칙을 옳게 해석하려면 저자가 바라보는 ‘교육 방식과 제도에 대한 통찰’을 살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찬양하는 한국의 교육제도는 이 책의 9장에서 제시하는 ‘몰입교육, 집중교육의 필요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대한 말이 많지만, 이 책의 논리로 보자면 우리나라의 몰입교육은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

많은 독자가 논픽션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있는 말콤 글래드웰의 진지하면서도 대중적인 필력이 이 책에서 제대로 빛을 발했다고 말한다. <아웃라이어>는 그의 첫 책 이후 10년 만에 나온 책이다. 그가 스스로 아웃라이어 반열에 올라 선보인 역작이다.

그렇다면 <아웃라이어>가 21세기 한국 사회에 던지는 도전과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책을 감수한 최인철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자기 분야에서 최소한 1만 시간 동안 노력한다면 누구나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1만 시간의 노력을 다할 때 비로소 우리 뇌는 최적의 상태가 된다. 글래드웰은 우리가 성공에 대한 잘못된 신화에 얽매여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바로 가장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이 정상에 오른다는 신화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의 범주를 벗어난 성공을 이룬 사람들, 즉 아웃라이어를 논할 때 그 사람의 지능을 가장 궁금해한다. 이 신화에 따라 사회는 사람들의 지능지수(IQ)를 측정하고 그에 의거해 사람들을 선발하고 차별한다. 그러나 글래드웰에 따르면 아웃라이어가 되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요인은 천재적 재능이 아니라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쉼없는 노력이다.

진정한 아웃라이어는 개인이 아니라 문화

둘째, 기업을 경영하는 CEO의 경우 직원에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경우 자녀에게 후천적 재능과 가능성을 꾸준히 계발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줄 것을 요구한다. 짧은 시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그들이 1만 시간의 노력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릴 것을 당부한다.

마지막으로 <아웃라이어>는 한국 사회를 향해 노벨상의 업적을 만들어낼 천재를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런 아웃라이어를 만들어내는 문화적 유산과 기회를 제공도록 주문한다. 아웃라이어의 출현만을 꿈꾸지 말고, 한국 사회 자체가 아웃라이어가 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진정한 아웃라이어는 개인이 아니라 문화이기 때문이다. / 이은정 김영사 편집팀 팀장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김영사 펴냄

YES24 올해의 책 득표: 7676표, 남성 56.3%, 29살 이하 31.6%

새로운 시각을 배우다- ja0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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