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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사랑은 표현하는 거야

진심어린 한마디가 자녀의 일생을 행복하게 한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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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1-21 16:55 수정 : 2010-01-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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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YES24 공동기획] 책, 희망을 속삭이다/ 올해의 책 2009

2004년 한 우유회사에서 ‘사랑한다면 하루 세 번’이라는 슬로건으로 TV광고를 한 적이 있다. 엄마에게 혼난 딸이, 아빠에게 꾸중 들은 아들이 커다란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하얀 우유를 꿀꺽 마시면, 눈물을 쏙 뺀 아이의 환한 얼굴 위로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고 엄마의, 아빠의 목소리가 흘러갔다.

사랑은 표현하는 거야

유아 스테디셀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후속작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니 엄마의 태중에서 세포분열이 시작되면서부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몸에 새기나 보다. 이 땅에 반드시 태어나야 하는 사람,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태아기와 영유아기에 자신에 대해 갖는 가치감은 그 뒤 아이가 살아갈 수십 년의 시간을 좌우한다. 4살 아동 중에서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정서 지능이 높았던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교사와 친구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한 연구 결과도 그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는 이른바 ‘스펙’이 빵빵한 책이다. 출간 한 달 만에 유아 베스트셀러가 된 뒤 3년 연속으로 유아 분야 판매 1위를 차지하면서 그림책 사상 이례적인 기록을 세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부터가 그렇다. 뉴베리상 수상 작가인 매리언 데인 바우어가 아름다운 시적 문장으로 엄마·아빠의 사랑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전작의 그림작가가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여자아이 캐릭터로 따뜻한 부모의 사랑을 밝게 그려낸 것만 보아도 책 선택을 망설이지 않게 한다. 예약 판매의 성과도 좋았고, 출간 하루 만에 유아 베스트에 올라 전작의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이력으로 이 책의 가치를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가 존재하는 이유, 이 책의 진짜 가치는 다른 데 있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속성 때문에 ‘표현’이라는 옷을 입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 현현해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나의 아이에게마저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익숙지 않아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쑥스럽다는 변명을 둘러대는 엄마·아빠들이 많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는 그러한 엄마·아빠를 위한 책이다. 또한 엄마·아빠의 입김이 묻어나는 따뜻한 사랑 고백을 듣고 또 들으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권리가 있는 세상의 모든 아이를 위한 책이다. 가족·친구·연인처럼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고.

사랑을 말하기 쑥스러운 엄마·아빠에게

혹시라도 이 책이 당신의 손을 잡아끌어 아이의 어깨를 꼭 껴안아주게 하며, 한일자로 꾹 다문 당신의 입을 열어 “나뭇가지가 새 둥지를 든든히 받쳐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게 한다면 못 이기는 척 순순히 따라주길. 당신의 진심 어린 “사랑해” 한마디가 자녀의 일생을 행복하게 할 테니까. / 신재옥 보물창고 편집팀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매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

YES24 올해의 책 득표: 5512표, 남성 22.9%, 29살 이하 31.2%

두 아이를 끌어안고 닳도록 읽어주고 싶은 책- kyee74

아이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책- 동글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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