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YES24 공동기획] 책, 희망을 속삭이다 / 올해의 책 2009
스크린과 서점가에 뱀파이어 열풍이 거세다. 블랙과 고딕풍이 강세인 패션이나, 뱀파이어며 좀비 같은 호러영화 속 캐릭터가 무대를 장악한 대중가요도 예외는 아니다. 한 해의 트렌드를 결산하는 연말이 되자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 붐을 견인한 것이 ‘트와일라잇 시리즈’라는 스테디셀러 소설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에드워드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벨라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미국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가 쓴 4부작 소설이다. 피를 갈망하며 영원히 사는 뱀파이어와 평범한 인간 소녀의 사랑을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 덕에 전세계 수백 개 나라에서 인기를 누려온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저작권사 ‘리틀 브라운 앤드 컴퍼니’가 2009년 10월까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그 총판매량은 8500만 부에 달한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뉴문>이 극장가에서 위용을 떨치는 지금은 이를 훨씬 뛰어넘었으리라는 게 관계자의 추산이다.
독자의 열광적 반응은 국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출간된 지 1년 반에서 최소 6개월 이상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네 권 모두가 차트 10위권 안에 끈질기게 진입할 만큼 그 강세는 뚜렷하다. 시리즈 총판매량이 일찌감치 100만 부를 넘어섰고, 올해 말까지 판매고 150만 부를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브레이킹 던>은 이 시리즈를 총결산하는 마지막권이다. 3편 <이클립스>에서 벨라는 에드워드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녀가 그 대가로 내건 조건은, 에드워드가 자신을 직접 뱀파이어로 변신시켜주는 것. 그렇게 서로가 한 발씩 물러서고, 벨라 부모님의 허락까지 어렵사리 얻어낸 뒤 둘은 결혼에 골인한다. 한편 실종 상태였던 제이콥이 갑자기 그들 앞에 나타나면서 결혼식장은 잠시 살얼음판 같은 긴장에 휩싸인다. 하지만 벨라의 계획을 알고 크게 상심한 그는 식장을 박차고 나가버리고, 벨라는 마음 아파한다. 그러면서도 행복한 현재에만 집중하며 제이콥의 일을 애써 잊으려 한다.
신혼여행지에 도착한 벨라와 에드워드는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둘의 사랑은 매분 매초 더 깊어갈 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벨라는,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시바삐 포기하고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 될 게 분명한 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벨라는 자신의 선택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또 하나 생겨버렸기 때문에.
벨라의 새로운 탄생과 변신
‘트와일라잇 시리즈’ 마지막권인 <브레이킹 던>에서 주인공 벨라의 변화는 눈부시다. ‘새로운 새벽’이라는 뜻의 제목은 바로, 그녀의 새로운 탄생과 변신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내성적이고 연약한 소녀에서 강인한 전사로,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내는 기둥 같은 존재로 변하는 벨라의 모습을 눈여겨볼 것. 컬렌 가족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던 볼투리가와의 최후 결전도 준비돼 있다. 미국에서는 출간 당일 하루에만 130만 부가 팔려나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임지은 북폴리오
영화 <뉴문>
〈브레이킹 던〉
| |









